울산 북구 한 아파트에 층간 흡연 피해로 인해 붙어있는 흡연예절 관련 안내문. 독자 제공
울산 북구 한 아파트에 층간 흡연 피해로 인해 붙어있는 흡연예절 관련 안내문. 독자 제공
 

"환풍기 타고 집안에 들어온 담배 냄새로 괴로운데, 방법이 없으니 답답하네요."

날씨를 핑계 삼아 4계절 내내 공동주택 내 실내 흡연이 이뤄지면서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주변 이웃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흡연을 누가 했는지 찾기 어렵고, 집 안 흡연은 제재할 규정도 없어 두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울산 북구 주민 김모(31) 씨는 1년째 지속되고 있는 층간 흡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겨울철엔 춥다는 이유로, 날이 풀리고 더워지기 시작하니 덥다는 이유로 이웃 주민들이 복도나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혹여나 아이가 간접흡연을 할까 걱정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항의했지만, 흡연 자제를 요청하는 안내 방송과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안내문이 부착됐을 뿐 주변의 흡연행위는 계속됐다.

김씨는 "복도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쉽지 않고, 이웃의 집 안에서 이뤄지는 흡연은 더더욱 알 길이 없다"면서 "어떻게 알게 됐다고 해도 직접 얘기를 하면 이웃 간 갈등으로 불거지거나 흉흉한 세상에 보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두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은 "주민들이 층간 흡연 문제로 꾸준히 민원을 넣고 있다"며 "하지만 몇 호에 사는 사람인지 특정하기도 어렵고 알아도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안내만 할 뿐 달라지는 게 없어 우리도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23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층간 담배 냄새 피해 민원은 △2020년 2,843건 △2021년 5,480건 △2022년 5,386건으로 집계됐다.

매년 증가세를 보이는 층간 흡연은 현행법상 측정 가능한 층간 소음과 달리 냄새의 농도 등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또한, 아파트 입주자가 간접흡연 피해 신고를 하려면 직접 흡연자 신원을 파악하고 흡연 사실을 증명해야 하고, 이를 적발하더라도 솜방망이 수준의 처벌인 과태료 5만원 부과가 전부다.

이러한 층간 흡연 갈등을 줄이고, 간접흡연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금연아파트'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조차도 집 안에서 흡연하는 것을 규제하지는 않고 있다.

강영준 강앤강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 2에 간접흡연 방지 조항이 있으나, 법적 제재가 가능한 게 아니라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는 조항"이라며 "층간 흡연의 경우 입증이 어렵기도 하고 관리사무소에 말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관리사무소에서는 모두가 입주민이라 강압적으로 나서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흡연자들이 태도를 바꿔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연아파트는 국민건강진흥법 제9조 제5항에 따라 세대주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 금연아파트 지정을 신청하면 공용공간에 해당하는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제도다.

울산에는 △중구 14곳 △남구 20곳 △동구 5곳 △북구 22곳 △울주군 10곳 등 총 71곳이 금연아파트로 지정돼있다.

최영진 기자 zero@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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