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울산지법에 따르면 행정1부(한정훈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안수일 울산시의원이 울산시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의장 선출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결의로 인해 신청인인 안 의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하게 효력을 정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안 의원과 이 의장 간 본안인 '의장 선출 결의 무효확인 소송' 진행 중에 이 의장이 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또 이 의장을 선출한 결의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해서 공공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법은 의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부의장이 대리한다고 정하고 있고, 그 직무의 범위에도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는 이유다.
법원의 인용 결정에 따라 의장으로 선출한 효력은 이 사건의 본안 소송 판결 선고일부터 30일까지 정지된다. 이날 오후 인용 결정이 나온 즉시 이 의장의 직무가 곧바로 정지된 동시에, 김종섭 제1부의장이 의장직무대리를 맡았다.
이번 법적 분쟁은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 간 갈등과 무효표 논란으로 시작된 것이다. 지난 6월 25일 전체의원 22명(국민의힘 20명) 모두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선거에선 1·2차 투표에 이어 3차 결선 투표까지 벌이고도 모두 '11대 11'로 동점을 기록, 선수(選數)에서 앞선 이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이 의원을 찍은 투표지 중 기표가 두 번 된 것 1장이 발견됐고, 안 의원은 이를 근거로 의장 선출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울산시의회 의장 등 선거 규정에 '동일 후보자란에 2개 이상 기표된 것'을 무효로 한다는 조항이 선거 후 확인됐기 때문이다.
가처분 결정을 내린 재판부가 문제가 된 투표지를 확인한 결과 '2개 기표'로 인정함에 따라, 같은 내용을 다루는 본안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순 없다.
특히 본안에서도 법원이 안수일 의원의 손을 들어준다면, 의회는 의장을 재선출 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울산지법 행정1부는 지난달 11일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에서 '원고가 피고의 제8대 하반기 의장임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구한다'는 본안의 청구취지에 대해 "누가 의장이라는 것은 법원이 확인해 주지 않는다"라며 오류를 지적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번 행정 재판은 선거 결과의 유·무효만 다루는 것이고, 이후 의장 선출 절차는 의회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울산시의회는 이번 가처분 결정에 대해 항고하겠다는 입장이고, 본안 1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도 최소 6개월 걸리는 점을 고려한다면, 의회 혼란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의장 재선출 등으로 인해 또다시 내분이 재연될지, 국민의힘 당 차원에서 나서거나 의원들 간 협의로 봉합될지 등 윤곽이 나오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일각에선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 이 의장이 사퇴한 뒤 곧바로 재선거를 실시하거나, 이 의장과 안 의원이 1년씩 나눠 의장직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의장을 나눠서 한다는 것은 이번 갈등이 결국 '자리 싸움'이라는 걸 국민의힘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는 셈이어서 적절치 않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김준형 기자 jun@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