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울산 공유주방. 울산매일포토뱅크
불 꺼진 울산 공유주방. 울산매일포토뱅크
 

울산 1호 공유경제 모델인 '공유주방'이 실적 저조를 이유로 약 3년만에 소리소문없이 폐지됐다.

더군다나 울산시는 공유주방 이후 '울산형 공유경제활성화' 사업 계획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어 일회성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찾은 울산 남구 울산광역시노동자종합복지회관 4층. 이곳은 2020년 9월 개소한 울산 공유주방이 있던 곳으로, 지금은 '요리실'이라는 정확한 사업 용도를 알 수 없는 간판만 붙어져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건물 곳곳에 부착된 층별안내도에는 '4층에 공유주방이 위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끔 표시돼 있었다.

울산 공유주방은 청년·취약계층이 식품 제조·판매를 위해 주방설비를 갖춘 하나의 주방을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환경의 주방설비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1호 공유경제 모델로 기대를 모았다.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석유공사 등 혁신도시 4개 공공기관이 힘을 모은 것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이 기관들은 2020년 5월 당시 '공유경제 활성화' 사업에 공감하며 울산시와 협약을 맺고 냉장고, 오븐기 등 주방설비 일체를 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울산 공유주방'은 운영 3년 동안 총 9개팀 이용이라는 초라한 실적을 남기고 지난해 8월 폐지됐다. 지난해 모집 공고에서는 3차례 연속 공고에도 이용 희망자는 '0명'이었다. 울산시에서 공유주방 활성화를 위해 대상자를 '상업자'까지 확대하려했지만 결국 별다른 홍보 없이 사업을 종료했다.

자연스레 4개 공공기관이 기부채납한 설비들 역시 또 한번 '기증행'을 밟았다.

현재 공유주방이 있던 66㎡ 규모 조리시설과 아이디어 공간 등은 올해 초 울산시설공단에 위탁됐고, 물품 역시 최초 기증자인 공공기관 4곳의 동의 없이 울산시에서 다시 기증했다.

울산시설공단은 이 공간을 공유성 사업이 아닌, 수익성 강의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요리실'이라고 붙인 이 공간은 오는 9월부터 월 약 2만원을 받고 베이킹 클래스 등 총 4개의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1호 사업이 막을 내린 가운데 행정당국은 울산형 공유경제활성화 계획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수도비 등 필수공공요금 예산만 투입하고 필요 예산이 적절히 수반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창업을 준비하며 사업을 '공유'하길 원하는 '청년단체'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중구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위탁해 청년 디딤터 공유주방 사업을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만 31건의 이용자를 달성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사실 울산 공유주방 당시 활성화를 위해 필수 이용 요건이었던 '비영업' 절차를 해지하려고도 해봤지만, 건물 용도상 외식업이 불가능해 결국 종료하기로 했다"며 "공유경제활성화 사업 역시 1호를 끝으로 사실상 아무런 계획이 없는 상태다"라고 전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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