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지난달 31일 시청 상황실에서 김상욱 시장 주재로 트램 대응회의를 열고 계약관계와 사업 중지에 따른 법적·재정적 책임, 향후 추진 일정을 논의했다.
민선 9기 들어 김 시장은 교통 혼잡, 추가 사업비, 낮은 수송 효율, 운영 적자 등 우려로 트램 사업에 부정적 의견을 보이며 사업을 일단 중단시키고 시민 공론화 등을 통해 결정할 계획이었다.
시는 지난달 27일 회의에 이어 이날 최종 결정을 내리려고 했으나 손해배상 등 법적 문제를 피할 수 없다는 법률적 판단에 따라 사업을 추가 중단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했다.
시 관계 공무원들은 이날 “복수의 법률 자문에 따르면 울산시가 (계약 해지) 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 즉 울산시가 합법적으로 사업을 중단할 권한이 없다”고 보고했다.
올해 3월 현대로템과 계약에 따라 수소전기트램 차량 제작이 현재 진행 중이고, 사업자로 선정된 한신공영 컨소시엄은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에 따라 4월부터 우선시공분 공사에 착수한 상태다.
사업자가 선정된 절차가 불공정해 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이 성립할 수 있는지도 검토했지만, 설계·시공 일괄입찰에 따라 우선시공분 계약 상대방이 사실상 본공사 계약 상대방의 지위를 확보한 것만으로 불공정 계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법적 근거 없이 계약 이행을 중지하거나 사업비를 집행하지 않을 경우 관련 공무원에게 직권남용 등 형사책임이나 민사상 구상책임이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다만 이는 확정된 법률 판단이 아니며, 김 시장은 구체적인 책임 성립 요건과 범위를 다시 자문하도록 지시했다.
시가 계약 상대방의 귀책사유 없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기간은 60일인데 현대로템 계약은 27일, 한신공영 컨소시엄 계약은 40일이 남았다. 두 계약을 함께 중지해야 하는 사업 구조상 시가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잔여기간은 27일인 것이다.
김 시장은 대책없이 기간을 계속 소진하기 보다는 중단 가능한 잔여일을 남길 필요성에 따라 이날 재개 결정을 내렸다.
시는 지반 보강과 가설시설물 설치 등을 진행하는 우선시공분 공사를 재개하는 대신, 도로 굴착을 수반하는 본 공사가 시작되는 내년 2월까지 사업을 중단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찾기로 했다.
김 시장은 “남은 27일을 뚜렷한 대책 없이 소진하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일단 공식적인 중단 요청은 종료하고 실제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합법적으로 사업을 중단하거나 시민에게 판단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확인해 달라”고 밝혔다.
울산 트램 1호선은 총사업비 3,814억원을 들여 오는 2029년 개통을 목표로 태화강역에서 공업탑을 거쳐 신복교차로까지 10.85㎞를 연결하고 정거장 15곳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