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 웅촌예술인촌에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석근 작가가 '지구의 언어'라는 작품으로 제1회 서울시 유리지공예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유리지공예상'은 한국 현대공예 1세대를 대표하는 고 유리지 작가(1945∼2013)의 뜻을 기리고 한국 공예 문화·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제정됐다.
수상작 '지구의 언어'는 한국 전통 함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강 작가는 1년여의 기간을 두고 건조의 강도와 시간을 조정해 가며 갈라지지 않는 단단한 기(품)를 만든다.
그리고 다양한 쓰임을 가질 수 있도록 함지의 내부에 옻칠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습기에 취약한 나무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250도 내외의 가마에 함지를 여러 차례 넣고 빼기를 반복한다. 나무의 결을 드러내는 얇은 옻칠과 이것을 열로 경화하는 '옻칠 열경화 기법' 작가가 자신만의 함지를 만들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 작가는 바람, 파도, 바위 등을 나무로 조형화하고 지구를 구성하는 자연 물질인 금속, 옻칠, 돌 등으로 작품의 질감과 색을 드러냈다.
심사위원단은 "백골 제작의 공법이 특수하고, 국내 최초로 목기에 옻칠 열경화 기법을 적용하는 등 수준 높은 기술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강석근 작가의 외가 쪽은 4대째 목수 일을 한 집안으로 그는 웅촌에서 작업실 '옻칠목조형'을 운영 중이다.

인근에는 그림과 공예 조각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20여 명의 작가들이 도예, 서각, 수채화, 문인화, 한국화, 섬유공예, 서양화, 목칠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강 작가는 그동안 울산지역에서 활동하다 2021년부터 작품을 들고 서울과 해외로 나갔다.
그는 "작품의 객관적 평가를 받고 싶어 더 넓은 곳으로 갔는데 운 좋게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 프랑스 파리, 베를린, 런던 전시가 잡혀 있고, 내년에는 일본 도쿄와 교토에서 전시가 예정돼 있다.
쉼 없이 창작활동을 해나가는 것이 앞으로 계획이자, 바람이라고 말하는 그는 "실용성이 빠진 오브제 작품이 미술 장르에 포함되는 등 공예작품은 실용성과 예술성을 명확히 구분을 짓기 애매한데 이번 제 작품이 그 기준을 제시한 작품이라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강석근 작가는 2020년 실용성 있는 목기에서 예술성의 영역을 높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공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예디자인 부문 '오늘의젊은예술가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2021년 로에베(LOEWE)재단 공예상 '파이널리스트', 2021년 룩셈부르크 '아트 프라이즈(Luxembrug Art Prize)'를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국내에는 온양민속박물관, 호림박물관, 해외에는 영국 빅토리아앤앨버트뮤지엄, 스위스 리트베르크박물관 등 국내외에 소장돼 있다.

서울시는 지난 26일 오후 3시 30분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시상식을 열어 서울시장 명의의 상장과 상패를 수여했다.
강석근 작가에게는 다음 회 유리지공예상 심사위원 자격이 부여됐으며, 후원기관인 유리지공예관은 프랑스 파리의 '시테 데자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3개월 참여 기회와 개인전 개최를 지원하기로 했다.
수상작을 포함한 결선 진출작 20점은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서울공예박물관에서 무료로 전시한다. 또 서울공예박물관은 9월 6일 연계프로그램으로 수상 작가 강석근과의 '아티스트 토크'를 연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