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애경 울산시 문화관광해설사

  '최애 음식' '최애 맛집' '최애 드라마' 등 '최애'라는 단어는 요즘 자주 듣기도 하고 또 가끔은 쓰기도 하는 말인데 '가장 사랑함'을 뜻하는 이 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표준어 단어이다. 2015년 이후 들어 많이 쓰이게 된 단어라 신조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단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오래전부터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도 최근 젊은이들이 즐겨 쓰는 줄임말 중 하나인 줄 알고 있었는데 외솔 탄생 13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시 '듣고, 쓰고, 모은-말들'에서 이미 『큰사전』에 실려있는,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오던 낱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큰사전』 편찬은 1929년 조선어학회에서 조선어사전편찬회를 구성하면서 시작되었는데, 1942년 10월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핵심 회원들이 일제에 검거되면서 편찬 작업은 중단이 되었다. 다행히 조선어학회 사건의 증거물로 일본 경찰에 압수되었던 『조선말 큰사전』의 원고가 1945년 9월 경성역의 조선 통운 창고에서 발견되면서 사전의 편찬 작업은 계속되어 1947년 『조선말 큰사전』 1권이, 1949년 2권이 간행되었다. 이후 조선어학회가 한글학회로 이름을 바뀌면서 1950년 간행한 3권부터는 『큰사전』으로 이름도 바뀌었다. 1957년에 4·5·6권을 간행하면서 『큰사전』은 완간되었는데 우리나라 최초로 표준말을 지정하여 「한글맞춤법 통일안」에 따라 편찬한 사전으로 많은 시대적 역경을 딛고 오랜 시간 동안 애써서 일구어낸 큰 성과였다.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며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민족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 조선어학회 회원들의 중심에는 최현배 선생이 있었다.

  울산 중구에는 최현배 선생을 기리는 외솔기념관이 있다. 외솔기념관은 최현배 선생의 업적과 한글사랑 정신을 알리고자 2010년 개관했다. 선생의 업적과 생애, 저서와 유품, 다양한 면모를 소개하는 상설 전시실인 외솔실, 한글 서적을 열람할 수 있는 한글실, 어린이들이 한글의 체계를 놀이를 통해 익힐 수 있는 체험실과 영상실 등이 있으며, 선생이 나고 자란 생가가 함께 있어 선생의 삶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1945년 광복이 된 후 최현배 선생은 "이제 우리 조선 겨레는 제가 가진 온갖 재주와 능력을 마음껏 부리어서 우리말을 갈고 다듬어서 훌륭한 말을 만들 것이요, 또 나아가 이 말과 이 글로써 영원 발달한 조선의 새 문화를 세우지 아니하면 안된다"며 일본말 몰아내기와 우리 말 도로 찾기 운동에 앞장섰다. 우리말을 한글로 적는 말글살이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어려운 한자 말이나 일본말을 우리 말 표현들로 바꾸었다. 한문이나 일본 교과서처럼 글을 세로로 내려서 쓰지 않고 가로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 생각하신 것을 실현한 덕분에 지금은 우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가로쓰기를 하고 있다. 

  부부 사이의 부르는 말로 남편은 아비의 '-비'를 써서 그리운 남편이라는 뜻으로 '그린비', 아내는 '어미'의 '-미'를 써서 달콤한 아내라는 뜻의 '단미' 라는 아름다운 우리 말 표현을 하신 선생의 생가 뒤편에는 외솔 내외 무덤 비와 기념 푯돌을 만날 수 있다. 비와 기념 푯돌은 2009년 선생의 유해가 국립대전 현충원으로 옮겨지게 되면서 유족들이 기증한 것으로 평생을 한글과 함께한 외솔 최현배 선생의 뜻을 생각하게 함은 물론 순수 한글 무덤비로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한다.

  최현배 선생이 태어나던 해인 1894년 대한제국은 한글을 공문서의 문자로 채택한 공문식이 제정되었고, 1896년 한글 전용과 최초의 띄어쓰기를 토대로 창간된 독립신문도 발간됐다. 하지만 1910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면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해방 후 1948년 대한민국 법률 제6호로 공문서를 한글로 써야 한다는 <한글전용법>이 다시 제정되었다. 한글 운동사에 있어 매우 큰 사건인 <한글전용법> 제정에 최현배 선생이 가장 앞장섰고, 한글전용정책을 펼 것을 정부에 강력하게 건의하여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이 한글전용정책을 결정하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울산보훈지청은 11월 '이달의 우리 고장 현충 시설'로 외솔기념관을 선정했다. 우리 민족의 문화 발전에 큰 원동력이 된 독립운동가이며 한글학자인 최현배 선생의 고향이 울산이라는 자부심을 느껴볼 수 있도록 한글 문화도시 울산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외솔기념관으로 문화 나들이를 가보자. 

  '최현배 선생의 한글 운동 이야기 24'를 통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선생의 일화도 만나고, 특별전시 '듣고, 쓰고, 모은-말들'도 관람해 보자. 이 전시는 12월 1일까지이다. 박애경 울산시 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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