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 연합뉴스
방위사업청. 연합뉴스
 

한국형 차기 구축함인 KDDX 사업의 개념설계를 맡았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2013년 시행한 개념설계 보고서 원본을 10년동안 보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군방첩사령부는 3급 비밀이 포함된 원본을 국가에 제출하지 않은 것은 군사기밀보안법 위반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적법 절차에 따라 원본을 10년동안 보관해왔고, 해마다 보안검사를 받아왔다고 주장하면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3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방사청 사업팀은 지난해 11월 한화오션이 수행한 KDDX 개념설계 보고서 원본을 보관중이었던 사실을 적발했다. 한화오션이 제출한 KDDX 개념설계 보고서는 2,300쪽 분량에 설계도면 8건이다. 해당 문건은 군사 3급 비밀로,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험을 끼친다.

본지가 관련 훈령 등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사업 수행자는 계약 종료 후 1주일 이내에 모든 비밀을 발주처(방사청)에 반납해야 한다. 결국 한화오션은 KDDX 개념설계 수행 당시 생산한 비밀문서인 원본과 복제한 사본 등 모두를 방사청에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 없다"라면서 "국군방첩사령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원본을 보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KDDX개념설계 후부터 현재까지도 설계 후 원본을 제출하라는 규정이나 원칙이 어디에도 없다"라며 "2013년 10월께 관련 보고서 제출시 3급 비밀 보안 내용이 있고, 10년간 보관한다(비밀을 유지한다)는 내용으로 수령확인증과 제출공문에 적혀있다. 원본 보관 사실과 사본 폐기 연한은 10년 후라고 정확히 기재돼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법하게 문건을 보관해왔고, 폐기연한이 됐기 때문에 작년 11월께 방사청에 관련 문건을 제출한 것"이라며 "KDDX 개념설계 당시 '과제관리관이 요구한 방법에 따라 납품한다'는 규정을 준수했고, 매년 상반기, 하반기 보안검사를 받으며 원본 보관 여부를 확인받았다. 불법으로 보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방산업계에서도 통상적으로 국가가 수행하는 방위산업 관련 군사기밀의 경우 원본이든 사본이든 모든 내용은 국가에 귀속된다고 보고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군사기밀을 포함한 사업을 수주했을때 국가 보안과 직결되기 때문에 사업 수행 후 보고서를 원본이든 사본이든 모두 국가에 제출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방사청 사업의 경우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아 관련 문건은 '비밀' 처리돼야 하고 국가가 관리해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사업을 수행한 방산업체 직원이 문건을 보관하고 있다가 경제적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에 방출했을 경우 큰 파장이 일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만큼 보고서 등 관련 문건은 국가보안상 중요 가치를 지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편 방사청은 KDDX 상세설계 입찰을 내년초께 진행할 예정이다. KDDX는 7조 8,000억원을 들여 한국형 차기 구축함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통상적으로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상세설계를 수주해왔지만 한화오션 측이 경쟁입찰을 요구하고 있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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