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巳)을 표현한 12지신상, 통일신라 제38대 원성왕의 능을 수호하고 있는 십이지신상 중 뱀(巳)을 표현한 조각작품. 뱀의 머리와 사람의 몸체로 이루어진 것으로, 봉분의 남동쪽에 있는 탱석에 조각돼 있다. 목 부분은 S자형의 곡선을 이루고 고개는 오른쪽을 향하고 있다. 왼손에는 키 높이만 한 막대를 짚고 서 있으며 옷자락의 휘날림이 대칭적으로 표현돼 있다. 서진길 사진작가(울산예총 고문) 제공
뱀(巳)을 표현한 12지신상, 통일신라 제38대 원성왕의 능을 수호하고 있는 십이지신상 중 뱀(巳)을 표현한 조각작품. 뱀의 머리와 사람의 몸체로 이루어진 것으로, 봉분의 남동쪽에 있는 탱석에 조각돼 있다. 목 부분은 S자형의 곡선을 이루고 고개는 오른쪽을 향하고 있다. 왼손에는 키 높이만 한 막대를 짚고 서 있으며 옷자락의 휘날림이 대칭적으로 표현돼 있다. 서진길 사진작가(울산예총 고문) 제공

 

# 청사, 푸른 뱀의 해

 올해는 육십갑자로 을사(乙巳)년이다. 사는 뱀(巳)을 뜻한다. 을사는 뱀의 해 가운데 가장 길성이 높다는 청사(靑蛇), 즉 푸른 뱀을 상징한다. 

 우리민속에서 뱀은 익숙한 동물이다. 벽화에 나오는 현무도에 나타나는 동물 속에 거북과 뱀 나오는 것은 그만큼 뱀이 우리 민족에게 익숙한 동물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현무는 북방칠수 두우여허위실벽(斗牛女虛危室壁)을 수호하면서 겨울과 물의 기운을 상징하고 검은색으로 표현한다. 

 현무는 거북의 몸을 뱀이 감싸는 형상으로 그려져 있다. 거북은 물과 땅을 오가고 등 모양도 땅을 나타내기에 음에 해당하는 동물이지만 뱀은 남성 또는 양의 에너지를 상징하고 있다. 

 주역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60갑자를 주역의 64괘로 풀어서 세상의 변화의 흐름을 본다. 

 을사년을 64괘포 풀면 택수곤(澤水困)이다. 택수곤은 위에는 못이 있고 아래는 물이다. 곤은 부족하고 곤궁하다는 뜻이다. 연못 아래에 있는 물이 빠지는 모습이다. 물이 부족하면 만물이 곤궁에 처하게 되기 때문에 곤의 이름을 받으면 항상 대비에 나서야 한다. 

 주역에서 을사년은 곤경에 처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면 길하다는 의미로 풀어야 한다. 다시 말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데 대비해야 되는 한 해라는 이야기다. 곤경을 극복하는 밝게 통하고 바르게 하며 정성을 다해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주역이  일러주는 교훈이다. 

# 풍요·다산의 상징… 지혜 가득

  뱀은 세계 각지의 문화에 따라 사람들이 갖는 이미지가 다양하다. 우리 민족에게 뱀은 양면성을 가진 존재로 등장한다. 설화 속에서는 주로 인간을 해치려는 사악한 존재로 등장하고 탐욕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반면에 지역에 따라 뱀은 신앙의 존재가 되기도 하며 풍요·다산의 상징으로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중적인 동물인 뱀은 실상 땅에서 쥐나 새 등을 잡아먹는 잇점 때문에 농경 사회에서는 매우 호감을 갖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민족의 경우 농경 민족의 특징 때문에 뱀을 다산의 상징이자 땅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겼고 허물을 벗는 탈피동물이라는 점 때문에 부활과 재생의 의미로 숭배되기도 했다.

 서양에서는 뱀을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를 유혹해 선악과를 따먹게 한 사탄으로 상징된다. 이는 뱀의 모양과 생태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 서양인들의 오래된 선입견의 작용으로 이런 이야기가 결국 뱀을 악의 상징으로 자리하게 했다. 문제는 이런 기독교 사회에서조차 뱀은 지혜의 상징이 됐다는 점이다. 기독교 사회에서 뱀을 지혜의 상징으로 여긴 것은 성경의 곳곳에도 나타나지만 그 뿌리는 역시 뱀이 가진 이중적 생태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뱀은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먼저 공격하지 않는 순응적 생태를 가져 문제 해결 능력이 돋보였다고 믿었다. 

 기독교에서는 이런 뱀의 특성을 감안해 일상 속 혼란과 갈등의 상황에서 뱀처럼 지혜롭게 살도록 가르친다. 

 

# 전화위복 희망적 한해 기대

역사적으로 을사년은 우리 민족에게 참담한 경험을 안겨준 해이다. 

 1905년 을사늑약의 해가 을사년으로 참담하고 황망했던 그 시절을 비유한 ‘을씨년스럽다'는 말도 여기에서 왔다. 을사늑약뿐만이 아니라 1545년 을사사화는 왕실의 외척인 윤임이 이끄는 대윤과 윤원형 중심의 소윤간의 반목으로 일어난 파벌 싸움이 극에 달한 것이기에 오늘의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을씨년스러운 해였던 1905년의 을사늑약은 일본이 강압적으로 대한제국의 주권을 빼앗은 수치스러운 사건이다. 왜의 강압이었지만 원인을 살피면 세계사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왕실과 관료들의 무능과 부패의 결과였으며 결국은 나라의 패망을 가져왔다.

 을사년의 총운을 살펴보면 봄은 따뜻하고 평온하며 여름은 작렬하는 태양과 거친 비바람으로 시련이 예상되는 시기다. 대부분 희망적이고 기대가 되는 변화의 시기에 와 있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변화의 조짐이 임박해 너무 조급하거나 경박하게 예단하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단단하게 대처할 각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준비가 돼 있다면 모든 문제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을사년 한해의 국운을 보면 각자의 위치에서 본분에 충실하고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에 서광이 비칠 것으로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을사년은 혼란과 위기를 딛고 푸른 뱀과 같은 지혜를 발휘해 전화위복의 한해로 만들어 가야 할 것으로 믿는다. 배경보(본지 ‘오늘의운세’ 집필)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