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의료원 설립을 재추진하고 있는 울산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방의료원 건립 시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특례가 담긴 법안이 어제 국회에서 발의됐다. 여기에 만성적인 적자인 지방의료원에 대해 국비를 보조하는 법안도 함께 발의 됐다. 울산시민들의 숙원사업인 공공의료원 설립에 다시 군불이 지펴진 셈이다.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 문턱을 넘지 못한 울산시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추진 중이지만 현 정부가 대규모 국책 사업의 예타 면제에 부정적이어서 성패를 가늠하기 어려웠는데, 발의된 법안 입법 여부에 따라 의료원 설립 순항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지난 7일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발의안의 주 골자는 공공보건의료 사업을 위해 지방의료원을 설립하는 경우 국가재정법 제 38조에 따라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울산시가 추진하는 울산의료원 설립과 방향을 같이하고 있다.
앞서 울산시는 울산의료원 설립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았지만 기획재정부의 경제성 분석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0.65(1 이상 경제성 있음)로 평가돼 통과하지 못했다. 정책성 평가도 기준점수인 0.5에 다소 못 미친 0.486점을 받았다.
그러나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은 물론 울산시민 모두가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지난 2023년 기준 울산의 공공의료기관 수는 1개소로 전체 1%에 불과하고, 감염병 위기와 재난 상황 등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공공의료기관이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경제성'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결국 기존 절차대로 사업을 진행해서는 울산의료원 설립은 사실상 불가능한데, 새로운 활로가 열린 것이다.
또 발의된 개정안에는 지방의료원의 경영정상화를 도모하고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 해소안도 담겼다. 인구감소지역에 설립된 지방의료원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해 국가가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보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울산시가 인구감소 지역은 아니지만 '지방의료원 경영정상화'라는 부분은 지금까지 울산의료원의 걸림돌이었던 '경제성' 보다는 '공공성'이 부각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혹여 '예타 면제'가 되지 않더라도 타당성 평가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생긴 셈이다.
박 의원은 "지방의료원을 지역주민과 지역을 책임지는 든든한 공공의료 거점기관으로 육성해, 의료 공공성 붕괴를 막아낼 보루가 될 수 있도록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울산시는 울산시대로 기획재정부를 설득할 논리를 개발하고자 8일 시민건강국장실에서 '울산의료원 설립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위한 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자세한 내용은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현재 울산시는 경제성에 가려진 열악한 지역 공공의료 문제를 부각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보고회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울산의료원 추진은 취약계층의 의료 혜택을 보편적으로 늘리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정부 설득을 통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2,880억원을 들여 북구 창평동 1232-12 일원 5만5,328㎡에 21개 진료과를 포함한 울산의료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에는 500병상 규모 였으나 병상수와 수익성 제고 방안 등을 함께 검토중이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