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가 주민은 물론 관할 지자체인 남구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태화호 계류장 조성사업을 추진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장생포 주민들이 이달 초 강관파일 공사가 시작되면서 진동·소음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자, 시는 착공 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주민설명회를 열며 뒤늦은 소통에 나섰다.
16일 오후 3시 장생포 복지문화센터에서 울산태화호 계류장 공사 소음피해 관련 주민설명회가 개최됐다. 설명회는 울산시 주최, 종합건설본부 주관으로 남구의회 박인서·김장호 의원과 장생포 주민, 남구 관광과, 울산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남구청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반대한 계류장이 주민설명회 한번 없이 장생포에 들어온 경위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달라"며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소음과 진동에 불안에 떨고 있다. 당장 공사를 중단하지 않으면 피켓시위도 진행 할 것"이라고 항의했다.
시와 태화호를 소유한 울산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사전 주민설명회를 열지 않은 것에 사과드린다며 "해상 강관파일 공사가 25일께 완료되면 앞으로 공사 중 큰 소음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연말 계류장 조성이 완료되며, 국내 최초 스마트 선박을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개방해 하나의 관광 랜드마크로 조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계류지 위치 선정 과정에서 남구청과 충분한 협의 없이 사업이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박인서 의원은 "사업지 선정부터 공사 시작 날까지 남구와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며 "상부 기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에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가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주민과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업을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남구는 울산시의 태화호 계류지 부지 공모에 단독으로 참여했는데, 당시 고래바다여행선착장과 워터프런런트 앞 등 두 곳을 제안했다.
하지만 용역 결과 두 곳은 부적합하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대안으로 고래박물관 앞 부지가 적합하다는 용역 결과가 남구에 전달됐다. 남구는 이후 수차례에 걸쳐 반대했다는 입장이다.
태화호의 낮은 활용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최근 수개월째 아무런 쓰임 없이 임시 계류장인 울산신항에 정박해있기 때문이다.
남구 관계자는 "남구의 핵심 관광지에 조성되는 시설임에도, 남구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시로부터 앞으로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듣지 못했다. 향후 2~3년간 실증사업 등에 활용될 예정이라는데 장시간 정박만 하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울산정보산업진흥원 박현철 본부장은 "남구가 제안한 장소 외 장생포 일대를 충분히 검토했고, 장생포박물관 앞이 가장 적합했다"며 "태화호는 애초에 유람을 목적으로 면허를 받은 선박으로 계류장이 꼭 필요하다. 시민, 관광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생포가 최적지다"고 말했다.
이어 "1~4월은 해상 상황이 좋지 않아 운항을 잘하지 못한다. 또 올해 초 선박관리사 변경으로 정박이 길었던 것이지 5월부터 12월까지는 자주 운항되고 있다"며 "계류장이 조성되면 향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태화호는 울산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448억원을 투입해 2022년 제작한 국내 최초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전기추진 스마트 선박으로 현재 울산신항에 정박 중이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