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찾은 울산 동구 주전해안길 일대.
10일 찾은 울산 동구 주전해안길 일대.

바다와 맞닿아 횟집과 펜션이 즐비한 울산 주전해안길의 월파를 막기 위한 파제벽 설치가 미뤄지면서 올 여름에도 주민·상인들이 태풍 위험에 놓이게 됐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동구는 월파 등 재해 위험도가 높은 주전해안길 일대에 올해 태풍이 오기 전 파제벽 설치를 완료하려 했으나 사업비가 부족해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주전해안길 일대는 해마다 가게 유리창이 깨지는 등 태풍 피해가 있었던 곳이다. 평소에도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었다 하면 파도가 인근 횟집 일대를 덮치는 일이 빈번하게 있어 왔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이현선(51) 씨는 "부모님의 집이 이 부근인데, 내가 한 번씩 찾아올 때마다 '비가 오는 날 잠긴 도로에 걸려 넘어졌다'는 말을 한다"라며 "자식 된 도리로 속상하다. 바다를 낀 곳에서 파도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 해도, 사람 사는 곳인데 예방 사업에 나서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곳의 재해 예방 사업의 시급성에 대해서는 주민들은 물론, 행정과 정치권에도 공감대가 높다.

지난해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태선 의원이 해안지역 재난·안전사고 위험을 알리며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3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문제는 총 12억원의 사업비가 드는데, 이후 진척이 없었다는 점이다.

주전항 일원 주전해안길 일대 190m 구역은 올해 태풍이 오기 전 공사를 마치려 했지만, 9억원이 없어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주전해안길 일대의 다른 구간에서는 지난 2023년까지 파제벽 설치가 완료됐는데, 이 구간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공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한 이유는 이번 사업에 대한 울산시와 동구의 해석이 달랐기 때문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동구의 사업비 확보 선택지는 국비와 시비뿐이다. 연안정비 사업의 경우 해양수산부가 국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200억원이 넘지 않는 사업의 경우 '지방비'로 이양된다. 때문에 동구는 작년 초부터 남은 사업비 9억원 확보를 위해 시에 문을 두드렸다.

시는 재해 예방사업의 경우 '구비'의 권한으로 보며 입장 차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는 우여곡절 끝 올해 울산시 1회 추경예산에 '주전해안길 재해 방지사업' 명목으로 9억원을 올렸다.

다만 사업비가 확보되더라도 올해 사업은 사실상 어렵다. 사업 구역이 해안이기 때문인데 해양수산부와 해역 이용 협의 절차, 설계 용역 등을 진행하면 약 반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올해 여름과 가을 태풍 위험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동구 관계자는 "해마다 횟집들과 인근 가정집에서 '위험하다'는 얘기가 들려오는 곳임을 잘 알고 있다"라며 "태풍과 장마가 몰아쳤을 때 위험한 구역인 만큼 빠르게 예방 사업을 진행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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