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견시조 시인과 수필가가 신간을 내놨다. 40년 가까운 필력에서 연륜이 느껴진다.


# 신춘희 시조집 '모국어를 읽는 시간'
바라보며 싱긋 웃고/ 부둥켜안고 토닥토닥// 구부정한 등 쪽에서/ 가슴으로 깍지 낀다//사랑은 묻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서('기쁜 우리 늙은 날' 전문)
울산지역에서 언론인으로 오랫동안 활동한 신춘희 시인이 시조집 '모국어를 읽는 시간'(동학시인선·95쪽)을 선보였다. 아홉 번째 시집이다.
총 2부로 '종이의 마음' '단원의 백매' '기쁜 우리 늙은 날' '어른이 그리운 날에' '어머니의 모국어' 등 총 56편의 작품을 담았다.
삶에 대한 성찰, 소멸과 죽음에 대한 선험적인 감각을 내세운 작품들도 다수다.
이우걸 시인은 작품 해설에서 "독자들은 신춘희 시인의 깊이 있는 언어 미학적 능력과 현실에 대한 인식과 투영, 그리고 모국어에 대한 사랑, 삶에 대한 스치는 성찰과 지혜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 시인은 매일신문 신춘 문예에서 시조(1980년), 동시(1982년), 시(1983년)가 잇따라 당선됐다.

# 추창호 시조집 '거목의 그늘'
언제나 어머니는 말수가 적으셨다 /생활이 고달파도 가타부타하지 않고 /주고도 다 못 준 사랑 겉으론 담담했다//표적을 빗나간 표창 포물선으로 날아든 날/ 버선발로 달려 나와 친구를 나무라던/ 내 편의 그 목소리가 아직 귀에 쟁쟁하다···(표제작 '거목의 그늘' 중)
추창호 시인이 시조집 '거목의 그늘'(목언예원·112쪽)을 출간했다.
시조집은 총5부로 표제작 '거목의 그늘', '청소를 하다가', '그날이 오면' 등 총 70편의 작품이 실렸다.
삶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통찰력과 현실과 밀착된 시편들이 깊은 인상과 여운을 남긴다.
민병도 시인은 작품 해설을 통해 "오늘날의 복잡 미묘하고 섬세한 시대의식과 철학을 담아냄으로써 시조의 품격을 돋보이게 살려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추 시인은 경남 밀양 출생으로 울산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하고 1996년 '시조와 비평'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 최이락 문집 '한국인 그들은 누구인가'
한국인들은 예부터 웬만큼 친한 사이에 서로 만나면 우선 첫마디로 익살스러운 농을 걸어서 상대를 웃기고 서로의 오가는 정을 돋운다. 이것은 가난과 오랜 세월의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해학의 아름다움으로 고달픈 마음을 달래고 그 익살과 농담 속에는 풍자와 체관의 멋이 스며 있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한국인의 익살과 해학' 중)
수필가 청람 최이락(77) 작가가 희수를 기념문집 '한국인 그들은 누구인가' (바니디자인·271쪽)를 출간했다.
책은 1부 <한국인의 익살과 해학> 14편, 2부 <나의 인생 나의 문학> 10편, 3부 <인간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는 활력소> 기행수필 2편, 4부 <이 시대의 지식인, 그들이 설 곳은 어딘가> 13편 등 모두 39편의 작품을 실었다. '울산문학', '중구문학', '북구문화', '수필', '울산을 읊다' 등 지역의 여러 문학단체의 각 문예지에 실은 글들을 모았다.
김종헌 소설가와 이자영 시인이 축시를 썼고, 유용하 서예가가 '호현낙선(好賢樂善)'이라는 축서를 썼다. 또 책 표지 글씨는 서예가 한얼 이상문 선생이 쓰고, 태화루를 담은 표지 사진은 광봉 유창민의 작품이다.
최이락 작가는 머리말에서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이 세태를 바라보노라면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에 어리둥절 해진다. '한국인 그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그대들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해 답해야 한다는 질문을 던진다"라고 말했다.
최 작가는 1986년 계간 '시와 의식(현 문예한국)' 수필 부문 신인상으로 당선돼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본지에서 교열·특집부장을 지냈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