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미IAU교수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미IAU교수

 학습효과는 특정한 작업이나 활동을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점점 더 숙달되고 효율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다시 말하면, 쌓인 경험이 기억속에 저장돼 같은 작업에서 더 빠르고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는 인지적, 경험적 현상이다. 실험이나 테스트 상황에서는 같은 대상에게 반복해서 실험을 하면 학습효과로 인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부동산시장에서의 학습효과란 시장 참여자들이 과거 부동산 가격 상승이나 정부대책의 효과 등을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가격 변동을 예상하거나 행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즉, 반복된 부동산 가격 급등과 대책 발표 후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주택시장 참여자들은 "부동산은 결국 오른다"라는 인식을 갖게 되고, 집값 상승 기대를 강화하는 학습효과로 작용한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을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으로 만드는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하며, 특정지역의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과 맞물려 집값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몰론 시장은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따라서 학습효과의 경험을 너무 일반화하는 사고는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이후 한달 동안의 부동산시장은 학습효과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탄핵 선고 이후 두 달 동안 치른 대선에서 이재명후보가 이변 없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보수정권에서는 집값이 안정되고, 진보정권에서는 집값이 오른다는 공식이 있는데 당시 여론조사가 이재명 후보에 압도적으로 좋게 나오자 당분간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에 집을 사는 수요가 많이 늘었다.

 6월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주간 기준으로 5주차에 전주 대비해서 0.03% 상승했다. 이는 4주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된 수치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도 서울과 함께 가장 높은 상승률에 해당한다. 올 하반기에는 기준금리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2.5%인 현재의 기준금리가 2%로 떨어진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초반대로 자리를 잡게 된다. 3%초반대의 금리는 작년 집값 반등을 만들어낸 가장 강력한 지원군이었다.

 부동산 지인에 의하면 2025년 울산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4,072세대 내외로 전망된다. 그중 상당수는 임대 아파트이다. 도심지에서는 대단지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전세가격 또한 오를 가능성도 있다. 2027년에는 입주물량이 더욱 줄어 4,000세대 이하로 예상된다. 정말 슬기롭게 이 상황을 극복하지 않으면 울산 주택시장은 집값 상승을 마주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주택수요자는 1,000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해야 만족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공급은 물 건너 갔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그동안 좋지 않았던 내수 경기도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돈풀기로 내수진작이 이뤄진다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첫 추가경정예산안은 약 31조8,000억원 규모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국회도 통과했다.

 노무현정부, 문재인정부 시절 다주택자를 악으로 규정하고 부동산과의 전쟁을 벌였고 강력한 수요억제책을 썼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하고 정권을 내어준 사례가 있다. 

 취임 한달 국민과의 대화에서 여전히 부동산 투기를 언급하는 것을 보면 이재명 정부 또한 부동산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미 주택시장은 완전히 실수요자, 나아가 실거주자 시장으로 바꼈는데도 아직 주택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조차 부족한 듯하다. 주택시장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면 제대로 된 부동산 대책이 불가능 해진다.

 

 이번 대출규제로 주택시장은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큰 사단이 나서 폭락할 것처럼 언급하는 여러 매체들과는 다르게 매수 문의는 많이 줄었지만 울산은 크게 반응하지는 않고 있다. 조심스럽지만 이번과 유사한 대책이 나왔던 2019년 12월과 비교하면 울산의 주택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학습효과 때문일 것이다.

 과거 2019년 12월 16일 발표된 부동산대책의 핵심은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시키는 것이었다. 적용시기도 지금과 비슷하게 12월 17일부터 단행됐다. 한 달이 지난 후 당시 가장 크게 충격을 받았던 서울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번 대출규제에는 강남이 여전히 0.2%대의 상승률을 유지하는 중이다. 우리 울산도 마찬가지다. 2019년 당시에는 0.14%에서 0.11%로 상승폭이 줄었지만 이번에는 -0.01%에서 0.02%로 오히려 반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각종 매체에서 역대급 부동산 대책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만이 아니다. KB부동산의 통계 또한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3%(6월)에서 0.19%(7월)로 오히려 증가했다. ‘역대급 대출규제’라는 이번 대책의 수식어가 무색할 따름이다.

 발표된 대출규제가 역대급 대책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 좌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답습해서는 안된다. 대출 금액의 상한을 설정한 지금의 부동산 정책은 다소 새롭다는 느낌은 있지만 잘 분석해보면 2019년 12월 16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의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 살아있는 유기체인 주택시장에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갈수록 심각해질 수급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 카드가 많이 남아있다는 이야기가 과거 문재인 정부 때부터 계속 들어왔던 수사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미IAU교수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