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흥미로운 뉴스를 접했다. 프랑스의 여러 지방 도시가 방치된 반려견 배설물에 과태료를 부과하기 위해 '반려견 DNA 카드'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같은 제도를 시행하며 배설물 방치나 개물림 사고에 대응하고 있다. 이는 반려견 에티켓 문제가 개인 간 갈등을 넘어 지역사회 공공질서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산책길에서 종종 들려오는 말이다. 행인을 안심시키려는 의도지만, 목줄 없이 다가오는 반려견을 마주한 이에게는 불안의 신호가 될 수 있다. 길 위에 방치된 배설물이나 잔디밭에 남은 오줌 자국도 같은 문제다. 공원은 주민 모두가 공유하는 생활 공간이다. 사소한 무질서가 반복되면 일상의 갈등으로 번진다.
이와 같은 갈등은 민원으로 드러난다. 울산 남구에는 하루에만 최대 20건 이상의 반려견 관련 민원이 접수된다. 목줄 미착용, 개 짖는 소음, 배설물 방치가 대부분이며 간혹 개물림 사고는 경찰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동물보호법」 제101조 제4항은 반려견 배설물을 즉시 수거하지 않을 경우, 최대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행정은 단속을 강화하고 경고문 부착을 확대하고 있으나 민원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필자 역시 구름이(9살), 하늘이(10살) 두 강아지와 함께 살아가는 반려인이다. 함께 무거동 물내음공원을 산책하는 시간은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하는 위로이자 동시에 공원은 '모두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는 순간이다. 목줄을 채우고 배설물을 즉시 수거하는 일이 번거롭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이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때 주민 간 신뢰가 쉽게 무너진다는 것을 알기에 작은 실천의 중요성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필자는 정기적으로 삼호동 '펫티켓 지키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분명했다. 비반려인은 공원을 '고요한 휴식의 공간'으로, 반려인은 '함께 누리는 공간'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같은 공간에 대한 시선 차이가 작은 불편을 키우고 일부의 책임 부족이 갈등을 심화시킨다. 필요한 것은 명확한 규범과 예측 가능한 운영, 그리고 이를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하는 태도다. 목줄 채우기, 배변봉투 소지하기 같은 기본 에티켓이 갈등을 줄이고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공원을 만드는 출발이 된다.
환경적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영국생태학회 학술지 『생태학적 해결책과 증거(Ecological Solutions and Evidence)』는 가공 사료 위주의 식습관으로 인해 반려견 배설물에 질소, 인 등 화학 성분이 잔존한다고 보고했다. 배설물이 방치돼 지면에 스며들거나 빗물에 씻겨 내려가면 토양과 수질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배설물을 즉시 수거하는 기본 에티켓을 지키는 일이 환경 보호로 연결된다. 나아가 일회용 비닐 대신 생분해성 배변봉투 사용을 생활화한다면 작은 변화이지만 누적될수록 환경 부담을 줄이고 친환경 반려문화를 확산하는 힘이 될 것이다.
생활 속 변화를 뒷받침하려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남구 내 배변봉투 수거함은 태화강 국가정원과 울산체육공원 등 일부 장소에만 설치돼있어 확대가 요구된다. 공원 곳곳에 수거함을 촘촘히 배치해 접근성을 높이고, 주민 참여형 캠페인과 상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인식을 넓혀야 한다. '산책 시 목줄 착용 필수', '산책 중인 개를 함부로 만지지 않기' 같은 기본 규범이 생활화될 때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상호 이해도 깊어질 것이다.
울산 남구는 도시숲과 공원이 잘 조성된 지역이다. 반려견 산책 에티켓의 기준을 세우고 친환경 전환을 선도해 간다면 남구는 '모두의 공원'을 향한 분명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매일 구름이와 하늘이와 함께 걷는 산책길 속에서 늘 자문한다. 우리가 선택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반려동물과 주민 모두가 안심하고 미소 지을 수 있는 행복 남구.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미래다. 이소영 울산 남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