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2-90호선(신천동 44-1) 도로 전경. 이 도로를 따라 빌라와 종교회관, 공장 등이 줄지어 있어 진입로가 막힐 시 200~300명이 이동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소로2-90호선(신천동 44-1) 도로 전경. 이 도로를 따라 빌라와 종교회관, 공장 등이 줄지어 있어 진입로가 막힐 시 200~300명이 이동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울산 북구가 도시계획 일몰제 시행으로 실효된 신천동 제내마을 일원 도로를 일부만 개설하기로 가닥을 잡자 반발이 일고 있다.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 지주들은 길을 막아버리겠단 입장인데, 주민들은 사실상 유일한 진입로가 막힐 위기에 처해 북구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13일 북구에 따르면 도로개설 계획이었던 소로2-88호선(신천동 44-15)과 소로2-90호선(신천동 44-1) 중 소로2-88호선만 이달 중 공사에 착수하고, 나머지 구간은 제외하기로 했다. 사업비 9억원을 투입해 와우시티와 이어지는 2개 차로 규모 도로를 개설할 계획이다.

두 개 도로 모두 1990년대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돼 있었으나 장기간 개설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 2020년 7월에 시행된 도시계획 일몰제 적용 대상으로 '계획상 도로'란 효력을 잃게 됐다.

이 일대는 주거, 체육, 공장, 종교 등 시설이 있고 유동 인구가 많은 만큼 주민들은 기간 지자체에 도로 개설을 수차례 요구해왔다. 주민들은 지주들이 도로에 대한 재산권을 행사하며 진입로를 막는 것도 우려했다.

이에 북구는 두 개 도로에 대해 도시계획도로 기한을 연장했다. 현행법 상 일몰제 대상 도시계획 시설물은 1회 한정해 그 기한을 최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북구는 기한 내 도로를 개설하기 위해 토지매입 및 보상에 나섰지만 예산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시비를 포함해 토지매입·보상비 7억여원을 확보했으나, 이 예산으로는 한 개 도로만 보상을 완료할 수 있었다.

결국 두 도로 모두 올해 6월 도시계획도로 등록 기한이 끝나면서 마을 진입로가 사유지로 전환됐다. 이에 북구는 땅주인들이 재산권을 행사할 우려가 있는 만큼 한개 도로만이라도 개설하기로 했다.

이 같이 결정하자 도로 개설 계획에서 제외된 소로2-90호선의 땅주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수십년만에 계획도로가 실효되면서 토지 보상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북구가 이를 포기하는 듯한 낌새를 보이자 아예 "보상을 안 해주면 진입로를 막겠다"라고 지자체와 인근 주민들에게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근 주민들도 진입로가 막힐 수 있단 우려에 북구에 민원을 넣으며 도로 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민 300여명이 도로 개설을 청원하는 서명서를 작성해 제출하기도 했다.

인근 주민 A 씨는 "이 도로 안쪽으로 공장과 종교회관, 빌라 등이 밀집해 있어 진입로가 막히면 최소 200~300명이 이동에 제약을 받는다"라며 "아무리 예산이 없다지만, 주민들의 생활에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지자체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북구는 소로2-90호선을 도시계획도로로 재지정하기 위해 내년도 당초예산으로 설계비 2,000만원을 편성해놓았다고 설명했다. 북구 관계자는 "예산 확보가 가장 큰 문제지만, 향후 도시계획도로 재지정 등 행정절차 상에도 여러 어려움이 있다. 주민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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