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십자인대 손상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2021년 51만명에서 2024년 62만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2024년 기준 남성 환자가 44만명, 약 71%로 여성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러한 성별 차이는 격렬한 신체 활동에 상대적으로 더 자주 노출되는 남성에게서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빈번하게 발생함을 시사한다. 십자인대 손상과 진료, 예방 등에 대해 동천동강병원 김한욱 정형외과 전문의와 살펴봤다.
# 무릎과 십자인대 손상
11월이 되면서 일교차가 크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변덕스러운 늦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기온 변화가 심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야외에서 축구, 농구, 테니스 등 고강도 스포츠 활동을 즐기면서 무릎 부상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축구나 농구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스포츠는 관람뿐 아니라 직접 즐기는 사람도 많다. 이러한 운동은 건강한 취미활동이지만 무리하거나 순간적인 사고로 인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인대는 전방 십자인대, 후방 십자인대, 내측측부인대, 외측측부인대의 네 가지가 있다. 이 중 전방 십자인대 손상은 무릎 부상 중 가장 흔한 형태로, 외부 충격에 의해 무릎이 비틀리거나 심하게 꺾일 때 발생한다. 특히 축구, 스키, 농구 등 무릎에 부담이 큰 스포츠에서 점프 후 착지하거나 급정지, 방향 전환, 충돌 등의 순간에 잘 발생한다.
무릎은 신체에서 가장 큰 관절로 체중을 지탱하고 보행이나 운동 시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 무릎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구조물 중 하나가 바로 전방십자인대다.
# 십자인대 손상의 증상
십자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된 경우 증상이 경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무릎 안쪽에서 '뚝' 하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발생하고 걷기 어렵거나 무릎이 잘 구부러지지 않는다. 무릎 관절 내 출혈로 인한 부기와 멍이 동반되며, 안정성이 떨어져 서 있을 때나 걸을 때 무릎이 갑자기 꺾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부상 후 며칠간은 통증이 심하지만 약 2주가 지나면 통증이 점차 줄어들고 보행이 어느 정도 가능해진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은 증상만으로도 어느 정도 의심할 수 있으나, 정확한 진단을 위해 문진과 신체검사를 실시한다.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무릎을 당겼을 때 앞으로 미끄러지는 현상이 관찰된다. 기본적으로 엑스레이 검사로 골절 여부를 확인하며, 필요 시 스트레스 방사선 검사로 무릎의 불안정성 정도를 평가한다. 하지만 단순 방사선검사만으로는 인대 손상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MRI 촬영을 통해 확진한다. MRI는 90%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보이며 반월상 연골판이나 연골 손상 등 동반 손상도 함께 평가할 수 있다. 특정 상황에서는 관절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기도 하는데, 피부를 약 1㎝ 정도 절개해 내시경 기구로 관절 내부를 직접 관찰하는 방법이다.
# 수술과 치료
십자인대 파열이라고 해서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손상 초기에는 충분한 휴식, 냉찜질, 다리 거상 등으로 부종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전방 십자인대가 부분 파열이고 불안정성이 심하지 않다면 근력 강화 운동과 보조기 착용 등의 보존적 치료로도 호전될 수 있다. 반면 인대가 완전 파열되어 관절이 불안정할 경우에는 재건 수술이 필요하다. 무릎이 불안정하면 일상생활이 불편할 뿐 아니라 연골이나 반월상 연골판의 이차 손상이 생겨 조기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젊고 활동량이 많은 환자에서는 재활치료만으로는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수술적 치료가 권장된다.
수술은 통증과 부종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무릎이 자연스럽게 굴곡·신전이 가능한 시기에 시행한다. 과거에는 절개를 통해 직접 인대를 재건했지만, 현재는 대부분 관절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재건술을 시행한다. 피부 절개가 작고 회복이 빠르며 일상 복귀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방법은 인대 봉합술과 인대 재건술로 나뉜다. 인대가 뼈에서 떨어진 견열 골절이나 부착부 파열의 경우 봉합술이 가능하지만, 단순 봉합만으로는 재파열 위험이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재건술을 선택한다. 재건술에서는 손상된 인대를 제거하고 그 자리를 대신할 힘줄을 이식한다.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에서는 보통 자가건 또는 동종건을 사용한다. 자가건은 환자 자신의 힘줄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거부반응이 없고 인대화가 빠르며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다만 힘줄을 채취하는 부위에 추가 상처가 생겨 재활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 동종건은 사체에서 기증받은 힘줄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채취 과정이 없어 통증과 회복이 빠르지만, 추가 비용과 면역반응, 인대화 지연의 단점이 있다.
# 재활
전방 십자인대 재활의 목표는 통증 완화, 관절의 정상 운동 범위 회복, 근력 강화, 그리고 일상 복귀이다. 수술 후 초기에는 관절 가동 범위를 늘리는 운동을 중심으로 하고 이후에는 허벅지 앞·뒤 근육 강화 운동을 병행한다. 일정 기간 동안은 인대를 보호하기 위해 보조기 착용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2~3개월이면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며 스포츠 활동은 9~12개월 이후 가능하다. 다만 개인별 회복 속도가 다르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여 재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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