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심근경색 직전에서 응급 스텐트 시술을 받으며 생명을 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심혈관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한 번 높아지고 있다. 김 교수는 추석 연휴 동안 단순히 체한 것 같은 속쓰림, 소화 불량 정도의 가벼운 증상만을 느꼈다고 생각했다가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결국 한밤중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심장혈관이 거의 막힌 심근경색 직전 상황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곧바로 혈류를 되살리는 응급 스텐트 시술을 시행했다.
김 교수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날 응급실로 가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는 말로 당시의 위급함을 설명했다. 이 사례는 심근경색이 얼마나 갑작스럽고 조용하며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질환인지, 그리고 작은 신호라도 무시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그대로 보여준다. 울산병원 손창배 심장내과 전문의와 심근경색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 살펴본다.
# 심근경색
심근경색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으로 인해 완전히 막혀 발생한다. 혈관이 막히는 순간부터 심장 근육은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해 빠르게 괴사하기 시작하며, 손상된 심근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 영구적인 흉터로 남는다.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전형적인 가슴통증을 동반하지만, 드물게 전형적인 가슴 통증 없이도 시작된다는 점이다. 많은 환자가 김 교수처럼 소화불량이나 명치 통증, 체한 듯한 느낌만 보고 병을 가볍게 넘기다가 시기를 놓치곤 한다. 특히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통증이 약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더욱 어려워진다.
# 심근경색 치료
심근경색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증상 발생 후 90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다시 열어야 생존율이 현저히 높아지고, 심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심장 기능이 회복되지 않거나 심부전·부정맥·심정지로 이어질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 골든타임 안에 혈류를 되살리는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치료가 바로 응급 스텐트 시술이다. 일반적인 스텐트 시술과 달리 응급 시술은 ‘환자가 지금 이 순간 심근이 죽어가고 있는 상태’를 전제로 한다. 안정형 협심증처럼 혈관이 부분적으로 좁아진 정도가 아니라, 혈전이 혈관을 100% 가까이 막아 혈류가 완전히 차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혈전용해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여 혈전을 녹이거나 시술을 통해 혈관을 다시 개통시켜줘야 한다. 이때 약물만으로 혈전을 녹일 수 있는 치료적 시간이 이미 지나 있거나, 큰 혈전으로 인해 약물 효과가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다. 응급 스텐트 시술은 막힌 혈관을 직접 기계적으로 열어주기 때문에 생명을 구하는 데 있어 가장 빠르고 정확한 치료가 된다.
# 스텐트 시술
시술 과정은 매우 신속하게 진행된다. 응급실에 도착하면 즉시 심전도·혈액검사로 심근경색 여부를 확인하고, 심장혈관촬영을 준비한다. 의료진은 손목 또는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카테터를 넣어 막힌 혈관까지 접근한 뒤, 미세 와이어를 병변에 통과시켜 혈전을 제거하거나 풍선으로 확장한 뒤 금속망 구조의 스텐트를 펼쳐 좁아진 부위를 넓혀진 상태로 고정한다. 혈관이 열리는 즉시 혈류가 정상이 되면서 통증이 가라앉고, 심근 손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된다. 모든 과정은 초 단위로 움직이며, 치료가 몇 분만 늦어져도 결과는 심각하게 달라질 수 있다.
# 심근경색과 생활환경
심근경색은 계절과 생활환경에서도 쉽게 영향을 받는다. 늦가을·초겨울 바람처럼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빠르게 상승하고, 여름철 탈수는 혈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혈전이 더 쉽게 만들어질 수 있다. 명절이나 연말처럼 과음·과식·수면 부족·스트레스가 겹치는 시기는 심근경색 발생률이 더 높아지는 시기다. 현대 사회에서는 운동 부족, 좌식 생활, 불규칙한 식습관, 만성 스트레스가 동맥경화를 촉진해 심근경색 위험을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40~50대 중장년층은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가 높아 심근경색의 대표적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 심근경색 검진과 관리
이러한 위험 속에서 심혈관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관상동맥 CT, 심장초음파, 혈액 내 고감도 트로포닌 검사, 혈관 기능 검사 등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관상동맥 CT는 동맥경화의 초기 변화를 확인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며, 고위험군에서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된다.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중 하나라도 있다면 정기적인 심장 검진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응급 스텐트 시술 후에는 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한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스텐트 주변에 혈전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항혈소판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하며,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식습관을 개선하고 금연을 실천하는 것은 재발률 감소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혈액 순환을 돕고 체중을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면을 충분히 유지하는 것도 심장 건강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다.
# 심근경색 대처와 예방
일상에서 나타나는 작은 신체 변화 역시 소중한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 평소와 다르게 쉽게 피로해지거나, 반복되는 소화불량, 계단을 조금만 올라가도 숨이 차고 가슴이 묵직하게 느껴지는 변화가 생긴다면 단순한 컨디션 난조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심근경색은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알아차리는 사람이 치명적인 순간을 피할 수 있다.
심근경색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빠르게 인지하고 즉시 의료기관을 찾는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응급 스텐트 시술은 막힌 혈관을 즉시 열어 생명을 살리는 가장 결정적인 치료이며, 골든타임 안에 시행될 때 그 효과는 더욱 극대화된다. 몸의 작은 변화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습관, 규칙적인 검진과 건강관리, 위험 요인에 대한 꾸준한 조절이 심근경색을 예방하고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정리=김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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