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교통의 심장부인 공업탑 로터리 일대가 또다시 물바다가 됐다. 지난 10일 오후 4시께, 남구 공업탑에서 삼산 방면으로 향하는 도로 지하의 상수도관이 파열되면서 흙탕물이 도로 위로 솟구쳤다. 퇴근길 차량이 몰리는 시간대와 겹치면서 일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고,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극심한 정체 속에 갇혀야 했다. 인근 주택가 단수 피해가 없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나, 시민들이 느꼈을 불안감과 사회적 비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문제는 공업탑 일대의 지하 매설물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불과 넉 달 전인 지난 8월, 이곳 인근 수암로에서는 노후 우수관 파손으로 인해 지름 1.2m, 깊이 4m에 달하는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가슴을 쓸어내렸다. 2023년 3월에는 공업탑 동서오거리 방향 상수도관이 터져 출근길 대란을 빚었고, 2017년에도 유사한 사고로 아스팔트가 융기하는 소동이 있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사고에 시민들은 “공업탑 로터리 일대 지하가 지뢰밭이나 다름없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2005년 매설된 직경 350㎜ 상수도관의 파열이라고 한다. 20년이 채 되지 않은 관로가 파손됐다는 것은 공업탑 일대의 지반 환경과 차량 통행량에 따른 진동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3년 사고 당시 파열된 관로가 1980년에 매설된 것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일대 지하는 40년 된 낡은 관부터 20년 된 관까지 뒤엉켜 언제 어디서 문제가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상황이 이런데도 울산시의 대처는 여전히 ‘사후약방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고가 터지면 긴급 복구반을 투입해 땅을 파고, 파열된 부위를 잇고, 아스팔트를 덮는 ‘땜질식 처방’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터진 곳만 메우는 식으로는 시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울산시는 공업탑 일대를 ‘지하 매설물 중점 관리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상수도뿐만 아니라 하수도, 우수관, 가스관 등 지하에 얽혀 있는 모든 시설물에 대해 전면적인 정밀 안전 진단을 실시해야 한다. 육안 점검이나 신고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최첨단 탐사 장비를 동원해 땅속의 빈 공간(공동)과 관로 부식 상태를 샅샅이 훑어야 한다. 사고가 날 때마다 재난 문자를 보내 우회하라고 안내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 아니다. 도시트램 1호선이 지나는 공업탑 일대 지하 배관망의 안전부터 확보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