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무주공산이 된 울산 동구의 선거판이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진보당 김종훈 동구청장이 일찌감치 울산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진 자리를 놓고 여야의 치열한 쟁탈전이 예고되고 있다.
조선업 호황 속에서도 체감경기와 인구 감소, 고용 구조 변화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각 정당이 ‘산업·노동·지역경제’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23일을 국민의힘은 대통령 책임론을 앞세워 현 정부를 정면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여당의 국정 동력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시동을 걸었다.
김원배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은 이날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여당 구청장으로 중앙정부, 지역 국회의원과 힘과 마음을 모아 울산 동구를 일으켜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며 동구청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위원은 “조선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회복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인구 감소와 상권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며 “동구에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이끌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25년간 노동자와 서민의 권익을 위해 울산 동구에서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청년 일자리 확충 △관광·해양 인프라 확대 △노동·복지 강화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남목 자동차산단과 미포산단을 중심으로 AI, 전기차, 자율운항선박 등 4차 산업 관련 강소기업을 유치해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과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해 인구 유입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하루 1,000원, 월 3만원 수준의 청년주택 공급 방안도 함께 내놨다.
관광 분야에서는 선박체험박물관 건립을 통해 산업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왕암공원·일산해수욕장 일대 관광 인프라 확충으로 ‘관광해양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동구청 내 민자유치 전담 태스크포스(TF)와 중앙정부 공모사업 전담 부서 신설도 공약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복지동구 프로젝트 10년 계획’을 제시하며 노동복지기금 확대, 심야병원 운영, 동구요양원 직영화, 365일 돌봄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노동자와 가족의 생애 전주기를 책임지는 정주 여건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울산 동구 시·구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추진 방식 변경을 두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국가 핵심 방위사업이 흔들리고 있다”며 “울산 동구는 또다시 불확실성의 늪에 빠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총사업비 7조8,000억원 규모의 KDDX 사업은 울산 조선산업과 수천 명의 숙련 노동자가 직결된 국가 전략사업임에도, 기술 연속성과 산업 생태계, 지역 고용 안정성이 철저히 외면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5월 대통령이 ‘군사기밀을 유출한 곳에 수의계약을 줄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이후, 사업자 선정 과정이 기술 경쟁이 아닌 정치적 메시지에 좌우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들은 “수의계약 체계가 유지되던 상황에서 경쟁입찰로 전환되며, 기본설계를 수행해 온 기업과 협력업체, 하청 노동자들까지 수천 명의 고용 불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울산 동구 지역 경제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방위사업청을 향해 △대통령 발언으로 촉발된 사업 혼선에 대한 책임 있는 해명 △울산 조선업과 노동자 고용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 △KDDX 사업의 정상적 추진과 공정한 사업자 선정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한편 울산 동구는 조선업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노동자 밀집 지역으로, 오랫동안 진보 진영의 정치적 기반이 강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김종훈 구청장은 전국에서 유일한 진보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