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조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백현조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울산 북부권 하늘에 축포가 올랐다. ‘KTX-이음 북울산역 정차’는 단순히 고속열차 한 대가 북구에 서는 일이 아니라 울산 균형발전의 기나긴 여정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 사건이다.

  서울 청량리역과 부산 부전역을 잇는 KTX-이음 열차가 하루 네 차례(상·하행 각 2회) 북울산역 정차는 단순한 교통 편의 개선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고속열차 한 대가 더 서게 됐다는 사실보다, 북구 주민의 일상이 비로소 전국의 시간표와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북울산역에 열차가 선다는 것은 그냥 정차(停車)가 아니라, 그동안 비켜 서 있던 북구의 시간이 다시 궤도 위에 올랐다는 선언에 가깝다.

  그동안 울산의 철도 교통망은 태화강역과 울산역을 중심으로 작동해 왔다. 도심과 남부권에 집중된 철도 체계 속에서 북구는 산업단지와 주거지가 함께 형성돼 있는 곳임에도 상대적으로 소외된 위치에 놓여 있었다. 현대자동차 공장과 수많은 협력업체,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그 가족의 규모를 감안하면 이러한 구조는 분명 불균형이었다. 출퇴근과 출장을 위해, 병원과 교육기관을 오가기 위해, 북구 주민들은 늘 한 단계 더 이동해야 했다. 이번 KTX-이음 정차 확정은 이러한 구조적 불편에 대해 처음으로 제도적인 해답이 돌아온 사례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번 결정이 결코 하루아침에 내려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북울산역 KTX-이음 정차는 오랜 시간 북구 주민들이 품어 온 소망이었다. 그 소망은 주민 서명운동과 시민사회의 요구로 꾸준히 표출돼 왔다. “왜 북울산역에는 서지 않는가”라는 질문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생활의 불편을 감내해 온 주민들의 절박한 문제 제기였다. 수차례의 건의와 설명, 기다림과 반복 속에서 이 요구는 점점 공론의 장으로 올라왔고, 마침내 정책 결정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이번 정차 확정은 철도당국이나 행정의 판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민들의 인내와 열망이 만들어 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하루 네 차례라는 숫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크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네 번의 정차가 만들어 낼 변화는 결코 작지 않다. 수도권과 부산권으로의 이동 시간이 단축되면서 북울산의 생활 반경은 분명히 넓어진다. 산업단지 근로자들의 출퇴근 여건은 물론, 기업의 출장과 외부 협력, 인재 유치의 조건도 달라질 것이다. 철도 접근성은 그저 열차가 왔다 갔다 하는 이동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경쟁력의 문제이다. 이번 결정은 북울산이 그 경쟁력의 출발선에 다시 서게 됐음을 의미한다.

  또한 KTX 정차는 사람의 이동뿐 아니라 도시의 흐름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북울산역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의 발전 가능성, 주거와 상업, 업무 기능의 재편은 이제 현실적인 논의의 대상이 됐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열차가 선다고 해서 도시와 주민의 삶이 저절로 바뀌지는 않는다. 진정한 변화는 교통 인프라 위에 생활 인프라가 함께 얹힐 때 비로소 완성된다. 환승 체계의 정비, 주차와 버스 노선의 연계, 보행 환경 개선, 그리고 주민의 일상과 맞닿은 생활 인프라가 함께 마련돼 발전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향후 개통을 앞둔 광역전철과의 연계는 북울산역의 의미를 한층 더 확장시킬 것이다. KTX와 광역전철이 만나는 북울산역은 일반적인 정차역을 넘어, 지역과 광역을 잇는 생활 교통의 결절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울산 도심은 물론 인근 도시로의 이동이 일상화되면서, 북울산 역세권은 주거·산업·상업 기능이 함께 숨쉬는 공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품게 되는 것이다. 이는 교통망 확충을 넘어, 북구의 도시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북울산역 정차까지 오랜 시간 묵묵히 목소리를 내고 기다려 준 북구 주민들께 감사할 일이다. 시민의 요구가 제도와 정책으로 연결되도록 다리를 놓고, 그 다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끝까지 살핀 지자체와 의회의 노력도 칭찬 받아야 할 것이다.

  지나치던 역이었던 곳에 마침내 기다리던 열차가 선다. 이제 그 열차가 북구 주민의 삶을 제대로 싣고 달릴 수 있도록, 그리고 이 변화가 일회성 뉴스로 그치지 않도록, 앞으로의 과정 하나하나를 차분히 챙겨 나가야 겠다. KTX 정차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변화를 얼마나 체감 가능한 일상으로 만들어 가느냐에 달려 있다. 북울산역 KTX-이음 정차가 북구의 일상을 ‘더 편한 하루’로 바꿔나가는 새로운 레일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백현조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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