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행복한 세상
사람이 행복한 세상

울산에서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김종원 시인이 자선시집 ‘사람이 행복한 세상’(BOOKK)을 선보였다. 시집은 모두 5부로 구성됐으며 ‘꽃1’, ‘꽃2’ 등 50여 편의 시가 실렸다.

표제작 ‘사람이 행복한 세상’은 기다림의 언어로 시작한다. ‘이제야 오고 있다/ 간절히 기다려 왔던 사람이/ 행복한 세상’이라며, 쉽게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뚜벅뚜벅 한 걸음 한 걸음’ 가겠다고 말한다. 분노의 시간을 지나, 사람이 사람다워지는 세상을 끝내 믿겠다는 다짐이다. 시는 선언처럼 단단하고, 동시에 기도처럼 낮다.
 

김종원
김종원

김 시인의 시에는 노동의 기억이 깊게 박혀 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부산 해운대의 기계공고로 진학해 실습장과 기숙사에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던 폭력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정서적으로 피폐해진 시절, 그는 자아를 찾아가듯 시를 쓰기 시작했다. ‘노동현장에서 쓴 편지’에는 ‘당신도 우리 같은 공돌인가요/ …우린 당신을 믿어요/ 당신의 시를 믿어요’라는 구절이 나온다. 시는 묻는다. 고통을 사랑할 수 있느냐고. 그리고 믿음이란 이름으로 다시 손을 내민다.

시인은 “즐거움도 분노도 슬픔도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옅어지기도 하고, 더 진해지기도 하며 가슴을 흔든다”라며 “그것 또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한 편의 시가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한 그릇의 밥이 되고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시집은 울산의 풍경도 놓치지 않는다. ‘슬도에서’, ‘반구대에서 암각화를 만나다’, ‘신명리에서’, ‘국수봉에 오르다가’ 등에서 시인은 울산의 자연을 서정적으로 노래하며, 삶의 상처가 머무는 자리에도 바람과 물소리가 있음을 조용히 들려준다.

울산 출신인 김종원 시인은 1986년 시 전문 무크지 ‘시인’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흐르는 것은 아름답다』 『새벽, 7번 국도를 따라가다』 『다시 새벽이 오면』 『길 위에 누워 자는 길』 『분노의 꽃』 『ATM에서 통장 정리하기』 『아득하게 그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디카시집 『어머니 손등』, 시선집 『어둠이 깊을수록 더욱 빛나는 별같이 살라하고』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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