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 AI크리에이터협회 울산지부장 ‘울티’는 울산에서 부품 설계 관련 일을 하고 있는 본업 9년 차 직장인이다. 외벌이에 자녀 둘을 둔 가장으로, 쿠팡 배달이나 상·하차 등 다양한 부업도 경험해봤다. 그러다 2024년 11월, 생성형 AI를 본격적으로 접하면서 새로운 N잡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원래는 CG, 그래픽 분야로 진학을 꿈꿨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공대를 선택했던 그는 “생성형 AI를 다뤄보니 나의 꿈을 다시 만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AI 활용은 취미에 가까운 시도에서 시작됐다. 생성형 AI를 유튜브로 독학하며 이미지와 영상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고, 2025년 초부터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 이미지·영상으로 이어진 첫 수익
생성형 AI로 이미지를 만들어 플랫폼에 팔면 수익이 될 것 같았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크몽과 숨고 같은 플랫폼을 통해 이미지 외주를 받기 시작했고,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미지 한 장에 최대 15만원까지도 받았다.
초기에는 AI로 만든 티가 많이 나는 결과물에 대한 거부감도 컸다. 하지만 포토샵과 애프터이펙트 등 후작업을 함께 하면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이후 영상 제작에도 도전했다. 영상은 이미지보다 단가가 높았다. 1분 안팎의 홍보 영상을 외주로 제작했는데, 처음에는 2주 이상 걸리던 작업이 이제는 4일이면 된다. 다만 그만큼 더 벌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상황은 달라졌다. 그 사이 생성형 AI가 빠르게 발전했고, 할 수 있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 관공서 홍보 영상, 공모전 참여로도
인스타그램에 울산 시민이라면 공감할 만한 ‘울산 사람은 고래 타고 다닌다’를 주제로 가볍게 만든 AI 영상이 반응이 좋았는데 한 영상은 조회 수 580만회를 넘겼다. 릴스 조회 수가 오르면서 이를 계기로 관공서와 기업에서 먼저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유에코 포럼 소개 영상과 남구청 관련 홍보 콘텐츠도 이런 흐름에서 제작했다.
“AI 활용법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기획력과 스토리를 만들줄 알아야한다” AI 공모전 참여도 하나의 전략이다. 공모전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상금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대한산업안전협회 공모전, ‘김복남 맥주’ 쇼츠 부문 입상 등을 했다.
본업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새벽에는 헬스도 한다. 남는 시간을 쪼개 꿈을 실현하고 있다. 단순한 부업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강의까지 이어진 N잡
내 포토폴리오를 보고 AI 활용법을 알려 달라는 개인적인 요청이 이어졌고, 이를 계기로 지역에서 강의까지 하게 됐다. AI 이미지 생성과 SNS 활용법, 디자이너를 위한 AI 이미지·영상화 강의 등을 무료로 진행했으며, 매회 10명 이상이 참여했다.
올해 울산 남구청에서 처음으로 AI를 활용한 일자리 매칭데이가 열렸는데, 한국 AI 크리에이터협회 울산지부장 자격으로 ‘AI가 대신 돈 벌어주는 시대, 나도 N잡!’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선착순 20명 모집이었지만 90명이 신청했다.
현장에서 만난 수강생은 주부와 자영업자, 30~40대 경력 단절 여성, 중장년층 등으로 다양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강의가 끝난 뒤에도 AI 활용법과 스토리 구성, 나만의 브랜드 만드는 법 등을 배우고 싶다며 개인 교육을 요청해 오기도 했다.
지역에서도 AI 관련 교육이 더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 서울에서는 이미 관련 강의가 많이 열리고 있고, 대학생들이 수업을 마친 뒤 서서 들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

■ “N잡, 투자·공부 없이 되진 않는다”
AI로 N잡을 하려면 일정 수준의 투자는 피할 수 없다. 한 달에 각종 구독료만 60만원가량 든다. 여기에 생성형 AI는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단순히 구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매일 직접 사용하며 익혀 나가야 한다.
또 AI에 단순히 ‘이거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수준으로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비타민 음료 광고를 만든다면, 제품 컷만 받는 것이 아니라 제품 소개 자료 전체를 확인한다. 제품의 톤과 분위기를 정리하고, 성분 구성과 어떤 목적의 음료인지까지 파악해야 업체가 만족하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제품 사진마다 분위기와 명암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AI에 조리개 값이나 카메라 반사값 같은 세부 설정까지 입력한다. 이런 카메라 설정값은 챗GPT에 물어보며 조정한다.
“AI는 대신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를 더 정확하게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도구”라고 말했다.
■ 내가 생각하는걸 모두 시각화할 수 있게
앞으로의 목표는 머릿속에 그린 장면을 완벽하게 시각화하는 것이다. 상상만 하던 것이 눈앞에 펼쳐지는 과정 자체가 무척 재미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겉모습만 그럴듯한 빈 껍데기에 그칠 수 있다. AI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사람의 감성까지 담아내는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AI는 또 하나의 부업 수단이라기보다, 미뤄 두었던 꿈을 실현하게 도와주는 하나의 도구다.
AI로 N잡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일단 한 번 해보시라. 해보면 길이 자연스럽게 보인다”라고 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