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어제 연두 브리핑을 통해 ‘공공의료 기반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의료 변방’이라는 오명을 벗고 지역 완결형 의료 체계를 갖추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어서 기대가 크다. 오는 7월 준공되는 산재전문공공병원을 필두로 어린이 특화 울산의료원, 영남권 특화 암 치료를 선도할 양성자치료센터 건립까지, 계획대로만 된다면 울산의 의료 지형은 획기적으로 변할 것이다.

당장 눈앞의 과제는 10월 개원을 앞둔 산재전문공공병원의 정상 가동이다. 2,657억 원이 투입된 이 병원은 산재 환자의 재활과 사회 복귀를 도울 뿐 아니라 지역 공공의료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벌써부터 의사 수급난을 우려해 초기 병상 가동률을 70%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8개 진료과목을 갖춘 종합병원 체계를 지향하면서도 인력난에 따라 진료 범위가 유동적일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근로복지공단과 울산시는 파격적인 처우 개선을 포함해 우수 의료진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울산의료원 건립은 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울산은 신종 감염병이나 국가 재난 상황에서 민간 병원에 100% 의존해야 하는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인근 시도로 ‘원정 진료’를 떠나는 현실은 공공의료원 설립이 단순한 공약 이행을 넘어 시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이다. 울산시는 현재 진행중인 ‘울산어린이의료원 설립 타당성조사’를 바탕으로 경제성과 정책적 당위성을 중앙정부에 강력히 설득해야 한다. 대통령 공약사업이기도 한 만큼 예타 면제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과 긴밀히 공조해야 할 것이다.

울산양성자치료센터 구축 또한 지역 의료 격차 해소의 핵심이다. 암 환자의 30%가 수도권 등으로 유출되는 상황에서, 고난도 중증 진료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지역 거점병원의 위상을 높이는 길이다. 또한, 중증 외상과 응급 환자가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처치률 받을 수 있는 ‘지역 완결형 응급의료 체계’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복지일 것이다.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고 시민들이 어디서든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안전망’을 짜는 일은 지방정부의 책무다. 울산시는 ‘시민이 체감하는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어제 약속이 빈말이 되지 않도록, 공공의료 강화에 빈틈없는 행정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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