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현장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도입된 ‘울산형 광역비자’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제 열린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 투입에 따른 국내 일자리 잠식과 지역경제 저해 우려를 표하며 제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울산시는 어제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의 핵심은 외국근로자의 사전교육으로 현장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광역비자 제도가 전체 외국인 고용 규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해명하고 나섰다. 국가 전략산업인 조선업의 생존이 걸린 인력 수급 문제가 선거를 앞두고 자칫 정치적 이슈거리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울산형 광역비자는 애초에 없던 쿼터를 새로 만든 것이 아니다. 법무부가 승인한 외국인 고용 쿼터(내국인 고용의 30%) 내에서, 울산시가 직접 해외 현지 교육을 통해 숙련도를 검증한 인력을 선발해 현장에 즉시 투입하겠다는 ‘품질 관리’ 중심의 시범사업이다. 실제 현재까지 입국한 인원은 133명에 불과하며, 이들 모두 내국인이 기피하는 용접, 전기, 도장 등 핵심 생산 현장에 배치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월 220만원 저임금’과 ‘소비 위축’ 문제 역시 제도의 본질보다는 운영상의 보완책 마련으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조선업 인력난의 근본 원인이 열악한 노동 환경과 원·하청 이중구조에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제도는 당장 배를 만들 사람이 없어 공정이 멈출 수밖에 없는 당시의 현실에서 짜낸 고육지책에 가까웠다. 따라서 임금의 적절성과 지역 소비 진작에 어떻게 기여토록 할지는 풀어야할 과제다.
조선업 외국인 근로자 고용 정책은 실무적 해법으로 풀어 나가야 제대로된 답이 나온다. 제도가 당초 취지대로 흘러가지 않고 그 폐해가 심각하다면 당연히 폐지해야 한다. 아니면 시범 운영을 통해 제도를 정교하게 수정하고 보완 하면 될 일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현장의 목소리다. 제도를 제안한 울산광역시, 인력난에 허덕이는 지역 조선사, 외국인 밀집으로 행정 부담과 상권 위축을 겪는 울산 동구청, 그리고 일자리 질 하락을 걱정하는 지역 노동자와 주민들의 목소리를 골고루 들어야 한다.
정부 각 부처 간의 심도 있는 논의도 중요할 것이다. 법무부는 비자 제도의 형평성을, 고용노동부는 내국인 숙련공 양성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산업통상자원부는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한 최선의 방향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