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이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AI 수도 울산’ 도약을 위한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이는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 산업의 한계를 AI 기술로 돌파하겠다는 생존 전략이자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 포석이다. 총사업비 1조637억원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울산의 산업 지도를 바꿀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AI 3대 강국’으로 이끄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울산의 비전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93개 세부 사업에는 석유화학 AX(AI 전환) 실증산단 조성, AI 팩토리 확산,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구축 등 울산만이 가진 산업 자산에 최첨단 AI를 접목하는 혁신안들이 담겼다. 특히 제조 현장에 특화된 ‘피지컬 AI’ 교육훈련센터와 UNIST AI 대학원을 연계한 인재 양성 체계는 고질적인 지역 인재 유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산업과 도시 행정, 시민의 삶 전체를 AI라는 실로 꿰어내겠다는 울산시의 의지도 매우 시의적절하다.

  하지만 울산의 이 원대한 포부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의지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정부 차원의 전폭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우선 규제의 과감한 철폐와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이나 자율주행, AI 기반 해양 선박 실증 등은 기존의 낡은 규제 틀에 갇히기 쉽다. 정부는 울산을 ‘AI 특례지구’ 수준으로 대우하며 혁신 기술이 마음껏 실험될 수 있는 샌드박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 국가적 차원의 AI 인프라 집중이 필요하다. 울산이 추진하는 ‘K-제조업 소버린 AI 단지’나 ‘수중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한 도시의 시설이 아니라 국가적 자산이다. 이를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동남권 연구본부 유치와 같은 공공 연구기관의 지역 거점화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울러 에너지 및 네트워크 지원 체계의 확립도 중요하다. AI 도시의 핵심은 전력과 데이터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등을 활용해 울산의 풍부한 에너지가 AI 데이터센터로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중앙 정부가 정책적 연결고리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울산을 AI 시대의 전초기지로 삼아, 지역 균형 발전과 국가 IT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적 선택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AI 수도 울산’의 성공이 곧 ‘AI 강국 대한민국’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