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장동등기추진위원회가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비조합의 집행부 교체를 위해 다음달 중 임시총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진장동등기추진위원회 제공
진장동등기추진위원회가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비조합의 집행부 교체를 위해 다음달 중 임시총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진장동등기추진위원회 제공

27년째 공정률 87% 상태에 멈추며 미흡한 기반시설은 물론 재산권 침해까지 여러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비사업’이 최근 조합 집행부 교체 움직임을 보이며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 모양새다.

조합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역 조합장과 그 집행부에 반대하는 파벌이 ‘조합 정상화’를 기치로 탄핵 안건 등을 조합 총회에 상정한 것인데, 사업 재개의 신호탄일지 조합 내 갈등을 더 심화시킬 악수일지 관심이 모인다.

8일 진장동 등기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에 따르면 최근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조합(이하 조합)을 상대로한 조합 임시총회소집허가 소송에서 승소했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 임시총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추진위는 조합이 2019년 파산 선고를 받은 후 현 조합장을 비롯한 집행부에 반발하는 조합원들로 구성된 단체다.

북구 진장·명촌지구 토지정리구획사업은 지난 1998년 허가받은 뒤 1999년 평창토건이 시공을 맡았으나 2006년 평창토건의 부도로 공정률 약 87% 상황에서 20년째 공사가 중단됐다. 준공에 필요한 재원이 약 700억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조합에 추가 재원이 없는 상태에서 지난 2019년 조합이 파산 선고를 받으며 사실상 ‘식물조합’으로 전락, 사업 재개가 어려운 상태다.

현재 지구 내 토지는 사업이 준공나지 않아 구획상 ‘농지’로 설정돼 있고, 사업이 마무리되지 않는 한 등기 변경도 불가능하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조합이 평창리비에르 아파트 일부 가구에 못 받은 체비지 대금이 있다며 체비지 대장 등재를 해주지 않아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울산 북구 진장동 일대 인도가 심각하게 파손돼 있고, 차량이 무분별하게 주차돼 있어 주민들이 차도로 몰리고 있다.
울산 북구 진장동 일대 인도가 심각하게 파손돼 있고, 차량이 무분별하게 주차돼 있어 주민들이 차도로 몰리고 있다.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도 완성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다 닦아놓은 도로마저 지자체 등 행정당국으로 관리 권한이 이전 이뤄지지 않으면서 울산시가 긴급예산을 편성해 주먹구구식으로 고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추진위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묻고 조합을 정상화하겠단 사유를 들어 현 조합장, 이사, 감사, 대의원 등에 대한 해임과 새 집행부 선출을 위한 안건 등을 상정하기 위해 임시총회를 개최하려 했다.

현행 조합법 상 조합원의 2분의 1의 동의를 구해야 임시총회를 열 수 있는데, 추진위는 약 2,200명으로 추정되는 총 조합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1,100~1,200여명의 동의서를 받아 지난 2024년 울산지방법원에 ‘임시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현 조합이 이미 파산 선고를 받고 파산관재인 관리 하에 청산 절차를 밟고 있고, 일부 동의서의 필적 등이 유사하단 점 등을 이유로 신청을 각하했다.

이에 추진위는 항소해 부산고등법원에서 사건을 맡았는데, 2심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뒤집고 지난 2월 12일 임시총회 소집을 허가한다고 결정했다.

진장동등기추진위원회가 조합원들로부터 받은 현 조합장 등 집행부 교체를 요구하는 동의서들.
진장동등기추진위원회가 조합원들로부터 받은 현 조합장 등 집행부 교체를 요구하는 동의서들.

이번 결정에 따라 추진위는 다음달 중으로 임시총회를 소집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중학 추진위원장은 “임시총회를 열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공문을 돌리고 있고, 직접 참가가 어려운 조합원들은 따로 위임장을 받고 있다”라며 “총회가 열리면 정관상 임시회장을 선출해 조합장과 이사, 대의원 등 임원진을 교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새롭게 임원진이 구성되면 차후 대의원 총회 등을 통해 그간 조합이 진행해 왔던 사업을 점검하고, 어떠한 경위로 조합이 파산에 이르게 됐는지 잘잘못을 가리는 절차를 거쳐 조합을 정상화시킬 것”이라며 “다만 사업 재개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 등 사안은 집행부 교체 이후 더 구체적으로 논해야 할 부분”이라며 답변을 미뤘다.

이런 가운데 현 조합 집행부는 임시총회 신청을 허가한 2심 재판부 판단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를 한 상태로, 법정 다툼이 이뤄지고 있는 사안인 만큼 임시총회 개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통국 조합장은 “2심 결과에 승복했으면 몰라도 대법원까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사안이지 않나. 최종 3심 재판부 판단이 나오지 않은 이상 다른 단체에서 임시총회를 여는 건 효력이 없다”라며 “파산 선고 이후 파산관재인이 조합의 모든 재산을 관리하고 있는데, 새 집행부가 들어선다고 사업 재개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오히려 내부 분열만 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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