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미술관 지하 1층 XR 랩에서 열리고 있는 안소니 맥콜 개인전. 울산매일 포토뱅크
전시장을 찾는 이유가 꼭 작품 감상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전시는 그 안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장면이 되고, 카메라를 드는 순간 한 컷의 기억이 된다. 요즘 울산에서 만날 수 있는 ‘사진 찍기 좋은 전시’로 울산시립미술관의 ‘안소니 맥콜’ 개인전과 장생포문화창고의 미디어아트 전 ‘비비드 판타지’를 눈여겨볼 만하다.
울산시립미술관 지하 1층 XR 랩에서 열리고 있는 안소니 맥콜 개인전.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시립미술관 지하 1층 XR 랩에서 열리고 있는 안소니 맥콜 개인전은 빛 자체를 조각처럼 체험하게 하는 전시다. 대표작 <원뿔을 그리는 선 2.0>을 비롯한 ‘솔리드 라이트’ 연작은 프로젝터의 빛과 안개가 만나 만들어내는 공간 속으로 관람객이 직접 걸어 들어가도록 한다. 작품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빛의 구조 안을 지나며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게 하는 방식이다. 검은 전시장 안에서 뻗어나가는 빛의 선은 사진 속 배경이자 피사체가 된다. 실루엣만으로도 장면이 완성돼 젊은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인생 숏 전시’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장생포문화창고 3층 미디어아트 전시관에서 선보이는 <비비드 판타지>. 고래문화재단 제공.
장생포문화창고 3층 미디어아트 전시관에서 선보이는 <비비드 판타지>는 보다 선명하고 화려한 즐거움을 내민다. 형광빛 문양을 두른 동물과 환상적인 공간, 빛과 소리가 어우러진 화면은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몽환적인 무대로 바꿔놓는다. ‘비비드 사파리’, ‘비비드 스페이스’, ‘비비드 오션’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어둠 속에서 색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장면을 펼쳐 보이며, 사진 한 장만으로도 이색적인 분위기를 남긴다. 화려한 색감과 또렷한 오브제 덕분에 가족 단위 관람객은 물론 친구, 연인과 찾기에도 좋다.
장생포문화창고 3층 미디어아트 전시관에서 선보이는 <비비드 판타지>. 고래문화재단 제공
두 전시는 하나는 빛의 선으로, 다른 하나는 색의 파장으로 관람객을 끌어들인다. 사진을 찍는 행위조차 감상의 일부가 되는 전시라는 점에서, 이 봄 카메라를 들고 찾기 좋은 공간들이다.
‘안소니 맥콜 개인전’은 오는 6월 14일까지, ‘비비드 판타지’는 3월 31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