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취한 손님을 휠체어로 모텔에 옮긴 뒤 방치해 숨지게 만든 혐의로 유흥주점 업주와 접객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현금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지법 제12형사부(박강민 부장판사)는 17일 유기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흥주점 업주 30대 남성 A씨와 접객원인 40대 여성 B씨, C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지난해 3월 자신들이 근무하던 울산 남구의 한 유흥주점을 찾은 손님 D씨에게 양주 4병을 주문해 술을 많이 마시게 했다.
A씨는 D씨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하자 또 다른 직원과 미리 준비한 휠체어에 태운 뒤 같은 건물 모텔로 옮겼다.
객실에 옮긴 뒤에는 B씨와 함께 마치 성매매를 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D씨의 옷을 벗겼다.
이 과정에서 범행에 들킬 것을 우려해 또 다른 여성 접객원 C씨에게 연락해 모텔로 오도록 한 후 범행을 공모했다.
이후 3시간 넘게 D씨를 홀로 방치했고, 이들이 객실을 다시 찾았을 때는 D씨의 입술이 파랗게 변하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119에 신고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D씨는 급성 알코올중독 합병증 진단을 받고 사망했다.
검찰은 D씨가 숨질 때까지 이들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뿐만 아니라 몰래 훔쳐본 D씨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이용해 300만원이 넘는 돈을 자신들의 계좌로 이체한 사실도 드러났다.
첫 공판에서 접객원 B씨 측은 “사기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법률적 측면에서 유기치사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본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B씨 측 변호인은 “양주 4병이 아닌 양주 1병을 제공했고 D씨는 4잔~6잔 정도를 마셨다”며 “정신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고 소파에 코를 심하게 골고 자는 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긴급한 상태라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그저 많이 취한 것으로만 생각했다”며 “모텔에서 옷을 벗긴 것은 D씨의 대변을 정리하고 휴식하도록 하기 위한 보호조치였다”고 주장했다.
A씨 측 역시 “객실에서 D씨 상태를 확인한 후 구호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식한 시점부터 사망까지 보호 조치에 최선을 다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