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주요 정당 울산시장 선거 대진표가 조기에 윤곽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이 현역 김두겸 시장을 단수 공천하며 재선 도전을 공식화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김상욱 국회의원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여기에 진보당 김종훈 전 동구청장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여서, 울산의 미래를 책임질 주요 정당의 주자들이 모두 무대 위로 올랐다.
예년에 비해 후보 확정이 빨라진 것은 시민들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을 검증할 시간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선거의 본질인 ‘정책 경쟁’보다 ‘후보 단일화’라는 정치공학적 변수가 판세를 좌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민주당과 진보당은 ‘민주진보진영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무적인 논의를 예고하고 있다. 보수 강세 지역인 울산의 특성상, 진보 성향 후보들이 승리를 위해 연대와 협력의 전략을 모색하는 것 자체가 지탄받을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단일화 논의가 단순한 ‘세 불리기’나 ‘나눠 먹기’ 식의 정치 협상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후보들이 강조하는 ‘민주주의 정착’이나 ‘행정 패러다임 전환’이 구체적으로 시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비전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들만의 전략은 시민의 외면을 받을 뿐이다.
지금 울산은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후보들이 공통으로 언급하듯 울산은 ‘산업의 대전환기’에 직면해 있다. 후보들은 이제부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지역 산업 대전환을 어떻게 완성할지, 성장 한계에 다다른 석유화학산업의 돌파구를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 응답해야 한다. 아울러 인구 유출과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안전망을 든든하게 구축해 시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일 구체적인 ‘답안지’를 내놓아야 할 때다.
지방 선거는 단순히 승자를 가리는 게임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미래 100년을 설계하는 과정이다. 시장 후보 확정이 빨라진 만큼, 시민 유권자들은 더 냉철하고 꼼꼼하게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할 것이다. 각 후보는 단일화나 보궐선거와 같은 정치적 수 싸움에서 벗어나, 울산의 산업적 재도약과 시민 복지를 위한 정책 경쟁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것이 울산시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지려는 후보자들이 시민들에게 보여야 할 최소한의 예의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