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기름값이 다시 무서운 기세로 치솟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 1,806원대에서 안정을 찾는 듯했던 휘발유 가격은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사흘 만인 어제 1,830원선을 훌쩍 넘어섰다. 정부가 30여 년 만에 최고가격제라는 초강수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중동 사태의 확전 양상과 국제 유가 폭등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이제 시민들 사이에서는 ‘리터당 2,000원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탄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울산의 유가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7일 고시한 2차 최고가격에 따라 정유사가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에 달한다. 주유소들이 보유한 기존 재고가 소진되는 일주일 뒤면 소비자 가격은 2,000원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설 것이 자명하다. 울산 내 주유소 간 가격 차이가 리터당 최대 260원까지 벌어지는 등 시장의 혼란도 극에 달하고 있다.

정부와 울산시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류세 인하 폭을 대폭 확대하고 화물차 유가연동보조금 지원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리는 등 민생 물가 방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울산시는 해상 물류 보조금 신속 집행과 수출 중소기업 물류비 지원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한 ‘핀셋 대책’을 내놓으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들은 고유가라는 중병에 대한 ‘응급처치’일 뿐,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이번 위기를 통해 화석 연료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산업 구조가 얼마나 외부 변수에 취약한지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대한민국 최대의 정유 시설을 품고 있으면서도 물류비 폭등으로 산업 대동맥이 위협받는 울산의 역설적인 상황은, 역설적으로 ‘탈(脫)석유 에너지 전환’의 절실함을 웅변하고 있다.

이제 고유가에 따른 고통을 단순히 참아내는 것에 그쳐선 안 된다. 이번 사태를 울산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산업이 저탄소·친환경 구조로 체질을 개선하는 강력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현재 울산시가 추진 중인 수소 화물차 보급 확대와 수소 물류 체계 구축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과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당면 과제다. 전기·수소차로의 전환 속도를 높이고, 에너지를 대량 소비하는 공정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혁신에 지역 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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