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온양읍 발리건널목 인근 ‘온산선(온산역-남창역)’ 옆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유해 화학물질로 분류되는 ‘황산’을 수송하는 열차가 건널목을 지나가는 모습.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 울주군 온양읍 발리건널목 인근 ‘온산선(온산역-남창역)’ 옆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유해 화학물질로 분류되는 ‘황산’을 수송하는 열차가 건널목을 지나가는 모습. 울산매일 포토뱅크
영풍이 ‘고려아연의 황산 취급 대행 거절은 부당하다’며 낸 가처분 신청이 항고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민사25-2부(재판장 황병하)는 29일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거래거절금지 가처분’ 항고를 기각했다.

영풍은 2000년부터 경북 봉화 석포 제련소에서 생산한 황산을 울산 온산항으로 수송할 때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황산 탱크와 파이프라인을 유상으로 이용해 왔다. 하지만 고려아연이 지난 2024년 4월, 지역사회와 근로자의 안전·환경 문제를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하자 ‘불공정거래행위 예방 청구 소송’과 함께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항고심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영풍은 아연 생산을 시작한 2003년부터 스스로 황산 처리방안을 마련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고려아연에 황산 처리를 위탁한 채 대체 방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영풍과 석포제련소의 사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거래 거절을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고려아연이 거래를 거절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고, 오직 영풍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거래 거절을 했다거나, 거래 거절이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제출된 자료 만으로 영풍의 사업 활동이 거래 거절로 곤란해졌다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도 작년 8월 가처분 사건 1심에서 “고려아연은 이 사건 계약의 내용에 따라 계약 종료를 통지한 것일 뿐 ‘구입강제, 이익제공 강요, 판매목표 강제 등’과 동일시할 수 있는 유형의 행위로 볼 수 없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이런 가운데 본안인 ‘불공정거래행위 예방 청구 소송’은 아직 1심이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항소심 재판부의 이번 결정 역시 영풍이 자체적인 황산 처리 역량을 확보하지 않은 채 고려아연에 위험물질 처리 부담과 안전 리스크를 전가해 온 행태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영풍은 이제라도 책임은 떠 넘기고 혜택만 누리려는 경영방식을 버리고 기업 본연의 사회적 책임과 안전 관리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영풍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어디까지나 가처분 단계에서 내려진 잠정적 판단일 뿐, 거래 거절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와 부당성은 본안 소송에서 다툴 것”이라고 일축한 뒤 “사안의 본질은 단순한 환경·안전 문제가 아니라,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의 수단으로 국가 기초금속인 아연의 공급망을 담보 삼아 영풍의 아연 생산을 방해하는 ‘전략적 거래 단절’에 있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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