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장 선거전의 막이 올랐다. 어제 김두겸 시장이 예비후보 등록과 기자회견을 통해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상욱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여기에 보수 진영에서는 박맹우 전 시장, 진보진영에서는 김종훈 전 동구청장(진보당)과 황명필 시당위원장(조국혁신당)이 벌써부터 예비후보로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사상 초유의 ‘5자 구도’ 선거전이 사실상 시작된 것이다.
김두겸 시장은 이날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의 완성을 기치로 내걸었다. 지난 4년간 거둔 36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와 AI 데이터센터 유치, 그린벨트 해제 등 실전적 성과를 바탕으로 ‘AI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약속했다. 특히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출마를 선언하며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미래상을 제시한 점은 연속성 있는 시정 운영에 대한 의지로 읽힌다.
김상욱 의원은 ‘통합과 실용’을 앞세웠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며 정치적 각성을 했다고 고백한 그는, 기득권 문화를 타파하고 ‘공정한 시민 주인 민주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노동 중심의 산업 AI 전환(AX)과 부울경 협업 모델 기획을 통해 새로운 울산의 역동성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두 후보 모두 울산의 활로를 ‘AI’와 ‘산업 혁신’에서 찾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진영 내 ‘후보 단일화’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수 시민단체들은 김두겸 시장과 무소속 박맹우 전 시장의 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다. 진보 시민사회단체들도 김상욱 김종훈 황명필 세후보의 단일화를 제안하고 있다. 모두 표 분산에 따른 진영 위기감의 발로이다. 자칫 선거가 정책 대결보다 ‘세 결집’이나 ‘정치적 야합’에 치중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이유다.
지금 울산에 필요한 것은 진영 논리가 아니다. 산업 수도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활력 넘치는 도시를 만드는 구체적인 청사진이다. 무엇보다 AI 데이터센터와 신산업 집적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질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폐쇄적 행정 문화를 개선하고 시민 누구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투명한 시정 운영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울산형 시민연금, 복지 확대 등 민생 공약이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실현 가능한지 치열하게 검증받아야 한다.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이다. 하지만 산업 구조의 대전환과 인구 감소라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이번 시장 선거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거나 정치적 셈법에 함몰되어서는 안 된다. 후보들은 오직 시민의 삶과 울산의 미래만을 바라보며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야할 것이다. 특히 공정한 과정이 담보될 때 비로소 울산의 새로운 100년도 약속될 수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