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강묵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이 18일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보호외국인들의 상황과 개선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길강묵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이 18일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보호외국인들의 상황과 개선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지역 보호외국인 임금체불 금액이 1억원에 달합니다.”

길강묵 법무부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은 1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제퇴거 명령을 받고도 체불 문제로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보호외국인’들의 현실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달 기준 3명 퇴직금·임금 체불

이달 기준 울산지역에는 모두 3명의 보호외국인이 약 1억원 상당의 ‘임금체불’로 엮여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호외국인이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체류기간 만료·불법체류 등의 이유로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이 일정 기간 출입국기관 보호시설에 머무르는 것을 말한다. 울산출입국에는 모두 45명의 보호외국인이 있다.

3명의 보호외국인 중 1명은 사업장에서 퇴직금을 받지 못했고, 나머지 2명은 월급(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채 비자가 만료됐다.

모두 건설·제조업 외국인 노동자로, 장기간 체불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보호외국인은 출국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임금체불 피해를 호소하더라도 권리구제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언어 문제와 정보 부족, 심리적 위축까지 겹치면서 피해 사실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길 소장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보호외국인 중에는 ‘어차피 곧 출국하니 해결하기 어렵다’는 체념 속에 권리구제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보호외국인의 체류 질서는 엄정히 유지하되, 노동권 등 정당한 권리 역시 끝까지 보호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출입국행정은 단순히 체류자격만 다루는 행정이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는 행정”이라며 “특히 보호소는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을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공간인 만큼, 대한민국의 가치와 신뢰를 보여주는 현장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와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는 18일 임금체불 피해 보호외국인 방문 상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출입국사무소 제공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와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는 18일 임금체불 피해 보호외국인 방문 상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출입국사무소 제공
#방문 상담 업무협약 체결…구제 제도 마련

이러한 현실이 이어지자, 울산 출입국과 노동당국은 보호외국인의 권리구제를 위한 지역 첫 제도적 협력에 착수했다.

이날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와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는 ‘임금체불 피해 보호외국인 방문 상담’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 고충상담관이 사업주 정보·피해 내용을 노동부 근로감독관에 전달하고, 감독관이 체불 임금 산정·진정서 접수·사업주 중재 등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길 소장은 “대한민국은 저출산·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에서 본격적인 이민사회로 들어서고 있다”라며 “외국인 현안은 체류·노동·생활이 긴밀히 연결돼 있는 만큼, 이번 협약이 현장 중심의 외국인 권리보호 체계를 만드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라고 내다봤다.

진혜숙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소장 역시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보호 중인 외국인이라도 정당한 노동의 대가는 보장받아야 한다”라며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신속한 권리 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행정을 펼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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