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와 울산혁신도시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가 손을 잡고 울산 ‘보호외국인’의 임금체불 권리구제를 위한 첫 제도적 협력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부처 간 장벽을 과감히 허물고 현장 중심의 권리보호 체계를 구축한 두 기관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보호외국인’은 불법체류 등 국내법을 어겨 강제퇴거 명령을 받고 출국을 앞둔 외국인들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들 중 일부가 임금체불로 인해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채 쫓겨나듯 우리나라를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울산출입국사무소에 수용된 보호외국인 가운데 3명이 무려 1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건설업과 제조업 현장에서 고된 노동을 견뎌온 이들이 비자가 만료되고 강제출국을 앞둔 상황에서 임금마저 떼인 심경은 참담함 그 자체일 것이다. 그동안 상당수 외국인 노동자들이 언어 장벽과 정보 부족, 그리고 신분적 불안감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 때문에 권리구제를 스스로 포기했을 것이다. 이들에게 대한민국이 남긴 가장 깊은 상처이자 지울 수 없는 불신이 됐을 것이다.

 이번에 양 기관이 체결한 ‘임금체불 피해 보호외국인 방문 상담’ 업무협약은 이러한 고충을 행정이 먼저 다가가 실질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출입국사무소의 고충상담관이 체불 내역을 먼저 파악해 전달하면, 고용노동부가 보호시설을 직접 찾아가 상담은 물론 진정서를 접수하고 사업주 중재 등 해결에 나서는 방식이다. 이는 체류 자격의 유무를 떠나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제공된 노동의 가치는 동등하게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는 근로기준법의 대원칙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저출산·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는 이제 시혜적 대상이 아니라 우리 경제를 함께 지탱하는 필수적 동반자다. 엄정한 체류 질서 확립이라는 법 집행의 날카로움과 함께, 천부적 노동권을 수호하는 인권의 따뜻한 방패가 늘 함께 작동해야 한다.

 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되, 그들이 한국 경제의 하부를 떠받치며 기여한 노동의 대가는 끝까지 찾아줘 안전하게 돌보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국격의 완성이다. 울산에서 촉발된 이번 출입국과 노동 당국의 유기적 협력 모델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전국 모든 외국인 보호시설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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