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찾은 남구 무거천 하류 부근. 지난밤부터 내린 비로 다량의 물이 흘러 내려와 태화강으로 유입되고 있었다. 이 물은 악취와 함께 새카만 색을 띠고 있는 오폐수로 추정됐는데, 맑은 태화강 본류의 물과 섞여 들어가는 경계선에서는 확연한 색깔 차이를 보일 정도였다.
문제는 비가 오는 날이면 무거천 일대에서 이 같은 현상이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에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했는데, 당시 남구는 무거천으로 방류된 오폐수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우수관로와 연결된 맨홀 등을 살폈지만 결국 발원지를 찾지 못한 채 조사를 마무리했다. 일각에서는 오수 유입이 아닌 오폐수 고의 방류 가능성까지 추측하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비가 올 때마다 무거천에 악취가 나는 새카만 물이 흘러 내려오는 건 항상 목격되는 고질적인 현상”이라며 “그런데 오늘은 새카만 물이 콸콸 쏟아져 특히 심한 모습이었다. 비점오염(광범위한 배출 경로를 통해 빗물에 씻겨 발생하는 오염)이라면 이렇게 악취가 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거천 상류 부근으로 자동차 정비소나 주유소 등도 있는 만큼, 철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라며 “오염원을 찾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수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어 행정당국의 의지가 의심스럽다”라고 비판했다.
수십 년간의 노력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죽음의 강에서 ‘국가정원’으로 부활한 태화강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보다 과학적이고 적극적인 추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회성 육안 점검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의심 구간에 대한 하수관로 내시경(CCTV) 조사, 추적용 염료 투입 등의 방법이 제기된다.
관할 지자체인 남구는 무거천 일대 순찰을 통해 오염 부분을 파악해 나갈 방침이다.
남구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했지만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라며 “현재 관망도로 봤을 때 오수관로가 매설돼 있지 않아 오수 유입 가능성은 낮고, 무거천 주변 또한 대부분 주택가로 고의 방류 가능성도 낮다. 폐수배출시설 정기 점검과 함께 기타 경로에서 오염물질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