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온 전통 제조 기반 위에 인공지능(AI)과 신기술을 입혀 ‘세계 100위권 창업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울산시는 어제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전략 발표회’에서 제조AI와 미래 모빌리티를 결합한 ‘글로벌 실증형 창업도시’ 전략을 공표했다. 5년 내 딥테크 기업 500개 육성, 산업융합 AI 인재 500명 양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는 울산의 산업 패러다임을 혁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정부의 ‘창업도시 프로젝트’는 수도권에만 비대칭적으로 집중된 창업 생태계를 지방이 참여하는 다핵형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다. 현재 서울은 글로벌 상위권 창업도시로 평가받지만, 지방 도시들은 대개 300위권 이하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재와 자본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울산이 정부의 정책 도시에 포함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울러 울산시가 세계 100위권 창업도시 진입이라는 목표를 표방한 것은 단순히 지역 경제 활성화를 넘어 대한민국 제조업의 미래 생존과 직결된 도전이다.

  울산이 제시한 전략의 핵심은 현장성과 개방형 혁신(OI)이다.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SK에너지 등 세계적 수준의 지역 대기업들이 버티고 있는 울산은 스타트업이 기술을 검증하고 실증하기에 최적의 요람이다. 대기업의 현장 수요와 스타트업의 신기술을 연계해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탁월한 연구 역량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은 매우 현실적이고도 파급력이 크다. 여기에 500억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 조성, ‘조선해양 스타트업파크’ 신설, 청년특화주택 ‘유홈(U-home)’ 공급 등 자금과 인프라, 정주 여건을 아우르는 전주기 지원 체계를 갖추겠다는 계획도 합리적이다.

  그러나 지방의 창업 생태계가 자생력을 갖추기까지는 초기 비용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비수도권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우수한 창업 인재와 기업을 지역으로 유인하려면, 정부 차원의 과감한 규제 완화와 파격적인 세제 혜택, 그리고 전폭적인 사업화 R&D 투자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이번에 맺은 업무협약(MOU)이 구체화되도록 실질적인 예산 뒷받침과 제도적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 울산이 보유한 세계적 제조 기반과 혁신 기술이 창업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정부가 아낌없는 마중물을 부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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