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지역 응급의료체계의 중추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지역 기업체에서 후원하는 1억원과 지자체 지원금 2,000만원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어 현장에서는 매년 눈치를 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지자체 차원에서 보다 안정적인 예산체계를 구축해, 지역 의료체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지역의료계에 따르면 닥터 119나 닥터카를 운영하는 권역외상센터의 외상사망률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은 지난 2024년 7월부터 전국 최초로 울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와 울산소방본부가 연계한 닥터 119를 도입해 민간 구급차를 이용하는 닥터카에서 기동성, 기능성 모두 한 단계 진화시켰다. 지난 2024년 7.55%였던 예방 가능한 외상 환자 사망률은 2025년 5월 기준 0%로 줄었다.
중증외상환자 생존지수(W-Score·예측 생존 대비 실제 생존)도 2.5981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중증외상환자 중 생존이 예상되는 환자가 10명일 때 실제로는 26명이 생존한 것이다. 이는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평균 생존지수인 0.4111 대비 6배 높은 수치다.
가천대길병원에 문을 연 인천권역외상센터는 지난 2019년 닥터카를 도입했는데, 2017년 16.7%였던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이 2019년 13.1%, 2021년 10.2%, 2023년 5.8%로 꾸준히 줄었다. 가천대길병원은 이를 토대로 최근 국내 1호 중증응급병원을 개소했다.
이처럼 의료진이 구급차에 동승해 사고 현장 또는 이송 중인 환자에게 직접 가는 ‘달리는 응급실’이 중증응급의료체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하고 있다.
앞서 전문의가 탑승해 전문적인 응급 시술을 진행하면서 환자를 치료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빠르게 이송하는 닥터헬기가 지난 2011년에 도입되기는 했지만, 운용을 위해서는 기상 조건, 일출~일몰시간, 이착륙장 유무 등 조건이 부합해야 해 제약이 크다. 이 때문에 실제 운영효율성은 닥터헬기보다는 닥터카가 더 높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실제로 닥터 119와 닥터카의 활약이 두드러지자 전국 각지의 지자체들이 닥터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은 전국 최초로 닥터 119를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지만 현장 의료진들의 걱정거리가 남아있다. 바로 예산이다. 매년 S-OIL의 후원금 1억원과 울산시의 지원금 2,000만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닥터 119가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올해 4월까지 출동한 횟수가 지난해 전체 출동 횟수를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지원금을 상반기 내 거의 소진했다는 얘기다. 이에 권역외상센터에서 울산시에 추가 예산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권역외상센터는 ‘운영=적자’라는 이유로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핵심 인프라임에도 불구하고 환대받지 못했다. 하지만 비용 대비 편익을 감안하더라도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올해 초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 조사결과’를 보면, 통계적 생명가치를 적용해 예방된 사망의 가치를 추정했을 때 편익은 약 3.5조~19.6조원 범위로 나타났다. 개인이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꺼이 지불하려는 금액인 통계적 생명가치는 2억4,684만원~13억7,958만원이다. 예방 가능한 외상 환자의 사망률 성과가 전국 최고인 울산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재정·인력 지원 필요성이 충분히 입증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