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무엇보다 빛난 것은 시민들의 폭발적인 투표 열기였다. 광역시 승격 후 2번째로 높은 64.2%(잠정집계)의 최종 투표율은 지역 정치를 내 손으로 직접 바꾸겠다는 시민들의 전례 없는 열망이자, 위기에 직면한 지역 산업을 반드시 살려내라는 준엄한 명령이었다. 거센 비바람과 혼탁한 선거전 속에서도 투표소로 향한 시민들의 발길은 기성 정치권을 향한 가장 강력하고도 엄중한 심판의 메시지였다.

 이번 선거 결과는 울산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었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정치적 수준이 정치권의 구태를 훨씬 앞지르고 있음을 증명했다. 선거 막판을 얼룩지게 했던 원색적인 네거티브 공세와 의혹 파동 속에서도 유권자들은 흔들리지 않고 투표장으로 향했다.

 이제 울산 정치권이 이 위대한 투표율이 담고 있는 민심에 답해야 할 차례다. 참패한 보수 진영은 시민들이 왜 이토록 무서운 집중력으로 회초리를 들었는지 뼈저리게 반성하고, 낡은 기득권을 내려놓는 전면적인 쇄신에 나서야 한다. 승리한 민주·진보 진영 역시 승리에 도취할 여유가 없다. 이번에 표출된 역대급 투표율은 단순한 정당 지지가 아니라, 울산 지역 정치와 경제 위기를 돌파하라는 시민들의 절박한 '시한부 명령'이기 때문이다.

   64.2%의 시민들이 행동으로 보여준 투표의 가치는 선거 이후의 연대와 협치로 완성되어야 한다. 선거 과정의 갈등을 하루속히 털어내고, 오직 높아진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수준 높은 정치로 보답해야 한다. 당선인과 지역 정치권 모두가 민심의 무서움을 직시하고, 울산의 대전환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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