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로 무대에 올라 삶의 굴곡과 서민의 정서를 노래해 온 장사익은 깊은 한의 정서를 토해내며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만들었다. 처용국악관현악단 제공
늦깎이로 무대에 올라 삶의 굴곡과 서민의 정서를 노래해 온 장사익은 깊은 한의 정서를 토해내며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만들었다. 처용국악관현악단 제공
처용국악관현악단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가 전통 음악의 깊은 울림과 대중적 감동을 함께 전하며 관객들의 큰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처용국악관현악단은 지난 16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23회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이날 공연은 국악 관현악계의 거장 박범훈 지휘자가 객원 지휘를 맡고, 국내 정상급 명인들과 소리꾼 장사익이 함께한 대형 무대로 꾸며졌다.

공연은 모처럼 50~70대 중장년 관객들을 울산문화예술회관 공연장으로 불러왔고, 외국인 관객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무대의 문을 연 곡은 박범훈 작곡의 국악관현악 ‘축연무’였다. 제목처럼 축제의 흥취와 기쁨을 담은 곡은 관현악의 화려한 음색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국악관현악 편성에 더블베이스 두 대가 함께해 저음의 깊이와 웅장함을 더했다.

이날 박범훈 지휘자는 작은 체구에 백발의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힘 있는 지휘를 선보였다. 단원들과 눈을 맞추고 호흡을 이끄는 모습은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60여 년 한국 전통음악을 이끌어 온 지휘자와 20년간 민간 국악관현악단의 길을 이어온 처용국악관현악단의 만남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경상도 지역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서도소리 무대에 관객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처용국악관현악단 제공
경상도 지역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서도소리 무대에 관객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처용국악관현악단 제공
1부에서는 얼후협주곡 ‘향’, 가야금협주곡 ‘가야송’, 서도소리협주곡 등이 이어졌다. 얼후 박두리나, 가야금 김일륜, 서도소리 유지숙, 피리 최경만 등 명인들의 협연은 국악관현악의 폭넓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중국 악기 얼후와 국악관현악의 조화,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가야송’, 경상도 지역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서도소리는 전통음악의 진면목을 한 무대에 펼쳐 보였다.

2부는 ‘늦게 핀 찔레꽃-장사익의 소리 여행’으로 꾸며졌다. 장사익은 ‘찔레꽃’, ‘국밥집에서’, ‘꽃구경’, ‘봄날은 간다’, ‘그리운 강남’ 등을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들려줬다. 늦깎이로 무대에 올라 삶의 굴곡과 서민의 정서를 노래해 온 그는 깊은 한의 정서를 토해내며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만들었다.

중국 악기 얼후공연은 전통음악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처용국악관현악단 제공
중국 악기 얼후공연은 전통음악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처용국악관현악단 제공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손을 흔들며 물결을 만들었다. 장사익은 무대 중간 “울산에도 멋있는 시립국악단이 생겨 전통을 이어가고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또 그는 “요즘 해외에서 BTS가 아리랑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사실 30년 전부터 내가 아리랑을 많이 불렀다”고 말해 객석의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공연을 본 정토사 회주 덕진스님은 “심금을 울리는 공연이었다”며 “그동안 우리는 너무 서양음악에 젖어 있었는데, 우리 전통음악이 서양음악에 못지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늦깎이로 무대에 올라 삶의 굴곡과 서민의 정서를 노래해 온 장사익은 깊은 한의 정서를 토해내며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만들었다. 처용국악관현악단 제공
늦깎이로 무대에 올라 삶의 굴곡과 서민의 정서를 노래해 온 장사익은 깊은 한의 정서를 토해내며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만들었다. 처용국악관현악단 제공
서진길 울산예총 고문은 “한국인의 정신이 담긴 최고의 명품 공연을 울산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범훈 지휘자는 공연 후 “관객들의 적극적인 반응에 울산 국악계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울산에서 국악 공연이 더 자주 열려 시민들이 국악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황수임 처용국악관현악단 악장은 “국악관현악의 성장을 이끌어온 최고의 지휘자와 함께할 수 있어 단원 모두에게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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