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산업 수도 울산이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어제 한국은행 울산본부와 울산상공회의소가 공동 개최한 경제세미나는 울산이 나아가야 할 AI시대 생존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

결론은 하나다. 울산이 가진 독보적인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산업 전반의 ‘AX(인공지능 전환)’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을 보니, AX 전환이 단순히 기술 도입을 넘어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용 침체와 인구 유출을 해결할 강력한 열쇠임을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울산시가 추진 중인 대규모 AI 투자 정책이 계획대로 안착한다면, 연간 약 850명의 추가 취업자가 발생하고 330명의 인구 유출을 막는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 현장의 AI 노출도가 높아질수록 오히려 고용이 늘고 지역 활력이 살아난다는 실증적 분석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현재 울산 기업들의 AI 활용률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효과 체감도 마저 낮은 편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AI 인재와 산업 기반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다. 반면, 울산은 고숙련 인재들이 정착할 만한 정주 여건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현재 정부와 기업들이 추진 중인 대규모 AI산업 단지도 울산이 아닌 다른 곳이다.

그럼에도 울산에는 다른 지역이 흉내 낼 수 없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바로 세계적 수준의 제조 현장과 방대한 산업 데이터, 그리고 탄탄한 물적 인프라가 그것이다. 울산은 분산에너지 기반의 안정적인 전력망을 갖추고 있고,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도 구축중이다. 따라서 거대 IT 기업들과의 범용 AI 경쟁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 울산이 가장 잘하는 산업 현장의 공정 최적화, 산업 안전, 제조AX에 집중해야 한다.

때마침 어제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이 밝힌 “특정 산업이나 공정에 맞게 경량화·특화한 소형언어모델인 sLLM 등 산업 현장에 맞는 특화 모델과 피지컬 AI 실증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울산이 가진 제조 비교우위에 AI라는 날개를 달 때, 울산은 다시 한번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으로서 힘차게 고동칠 것이다. 울산시와 지역 경제, 산업계가 제조업 강점을 살린 ‘AI 전환’에 더욱 속도를 높여 주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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