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의 선창이 끝나자 붉은색 ‘단결’ 머리띠를 두른 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의 주먹 수백 개가 일제히 하늘로 치켜올라갔다.
30일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 잔디밭은 순식간에 함성으로 가득 찼다. 무대 스피커에서는 노동가가 울려 퍼졌고, 조합원들은 어깨를 맞댄 채 “투쟁” 구호를 외쳤다. 오는 7월 2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재개를 앞두고 열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이었지만, 현장 분위기는 협상보다 투쟁에 무게가 실렸다.
행사장에는 조합원들이 빼곡히 모여 결집력을 과시했다. 입구에서는 회사 측 관계자들이 참석자를 일일이 확인했고, 사전 허가를 받지 않은 외부인의 출입은 엄격히 제한됐다.
현대차 노조의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은 울산 노동계에서 사실상 ‘하투(하계투장)의 개막’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최대 완성차 노사의 교섭 향방이 HD현대중공업과 플랜트업계 등 지역 주요 사업장의 임단협 분위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날 연단에 오른 이종철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은 “현대차 노조의 39년 역사와 지금의 임금, 복지 어느 하나 저절로 얻어진 것은 없다”라며 “공장 재건축과 미래 생산체계 전환이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도 우리의 고용과 노동조건만은 반드시 지켜내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정부의 정년연장 논의와 퇴직 후 재고용 방안을 비판하며 전국 차원의 총파업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퇴직 후 재고용과 임금피크제는 노동조건 개악”이라며 “현대차지부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 올해 협약에서 정년연장을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이날 지침 1호를 통해 오는 7월 6일부터 필수협정을 제외한 모든 특근을 전면 거부하고, 직무교육을 제외한 사측의 모든 교육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또 사측의 회유나 협박 등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할 경우 즉각 대응한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노조는 사측이 교섭 재개 요청 공문에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과 영업이익 감소, 판매량 감소 등을 언급하며 고통 분담을 요구한 데 대해 “경영 부담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려는 인식”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6일 현대차 노사 간 열린 고용안정위원회에서는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 관련에 협의하며 긍정적인 대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동화·외주화 내용이 담긴 ‘공정개선 합의서’가 폐기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