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울산시장과 제11대 시교육감, 그리고 5개 구·군 기초단체장이 오늘 일제히 혁신의 닻을 올린다. 이들이 내건 울산의 새로운 리더십은 ‘시민 주권’과 ‘미래 생존’을 핵심 가치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첫 행보가 모두 실용과 개혁을 향하고 있어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 산업 구조 전환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울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 시민이 체감하는 ‘실익 행정’ 돋보여

  김상욱 울산시장의 취임 첫 행보는 새 시정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준다. 김 시장의 ‘1호 결재’ 안건인 ‘120울산민원센터’ 개편안은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핑퐁 행정’을 근절하고 단 한 번의 접수로 민원을 끝까지 해결하는 통합 시스템 구축을 골자로 한다. 장기적으로 생성형 AI 기술까지 접목해 행정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취임 당일 울주군 덕하차고지를 찾아 복원된 126번 버스에 탑승해 시민들과 만나는 민생 행보 역시 ‘시민이 체감하는 실익 행정’을 실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 교권 회복 골든타임 놓치지 않아야

  조용식 울산시교육감 체제 또한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을 제1호 결재로 선택하며 공교육 혁신에 나선다. 최근 교권 침해와 학교 구성원 간의 갈등으로 무너진 교실을 바로 세우지 않고서는 미래 교육도 없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악성 민원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원스톱 ‘학생성장지원센터’ 설립을 통해 교사의 교권과 학생의 학습권, 마음 건강을 동시에 챙기겠다는 구상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 시민들 삶 바꾸는 실질 성과 이루길

  이와 함께 신임 구청장들의 발걸음도 눈에 띈다. 임현철 남구청장은 취임과 동시에 골목상권을 살릴 ‘민생경제 119 기동단’을 가동해 서민 경제의 숨통을 틔울 준비를 마쳤다. 천기옥 동구청장은 구청장 직속 ‘노동특보’를 임명하고 HD현대중공업과의 상생 구조를 안착시켜 조선업 중심지의 정체성과 노동자 권익을 실천적으로 다듬고 있다. 4년 만에 복귀한 이동권 북구청장은 분절된 권역을 잇는 교통망 개편과 북울산역세권 중심의 제2혁신도시 유치 협력을 통해 북구의 미래 30년 설계라는 굵직한 과제를 풀어내려 한다. 이들의 행보가 단순한 공약에 그치지 않고 구민의 삶을 바꾸는 실질적인 행정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 예상되는 ‘갈등 관리’에 최선 다해야

  이처럼 새 리더십의 지방행정·교육행정 구상은 모두 긍정적이지만,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전임 수장들의 대형 사업들을 정리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갈등 관리다.

  특히 변화의 폭이 큰 울산 시정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울산 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어제 ‘울산공업축제’와 ‘학성공원 물길복원사업’에 대해 폐지 의견을 냈고, 트램 1호선 사업과 세계적 공연장 건립 사업에는 전면 재검토라는 메스를 들이댔다. 예산 낭비를 막고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은 단체장의 당연한 책무이지만, 이 과정에서 정치적 정쟁이나 행정의 연속성 훼손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속도보다 실효성을 택한 만큼, 투명한 정보 공개와 진정성 있는 공론화로 시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나아가 시장의 권한을 자발적으로 분산하기 위해 신설을 제안한 독립적 합의제 기구인 ‘노동위원회’와 ‘감사위원회’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을 이끌 AX 정책관 신설 등 울산의 미래 먹거리 전략도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할 과제다.

  다행히 협치의 출발점은 좋다. 파행 위기에 몰렸던 제9대 울산시의회가 개원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원구성에 합의했다.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부의장과 윤리위원장 자리를 양보하며 실리와 명분을 서로 나누어 가졌다. 대립 대신 타협을 선택한 시의회의 결단은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새 시정을 이끌어 가야 하는 김상욱 시장에게도 좋은 신호가 될 것이다.

  지방자치의 본질은 시민의 삶을 더 편안하게 만들고 지역의 미래를 풍요롭게 개척하는 데 있다. 오늘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울산의 리더들은 선거 과정에서의 경쟁을 뒤로하고, 오직 시민의 이익과 울산의 미래 생존만을 바라보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 행정이 시민의 삶을 든든하게 받쳐주고, 교육이 아이들의 미래를 활짝 열어줄 때 ‘시민이 주인되는 민주도시 울산’은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새 리더십의 담대한 여정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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