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지방데이터청이 어제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니, 지난달 울산지역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3% 상승해 전국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물가 상승률(3.2%)을 웃도는 것은 물론, 중동 분쟁 이후 무려 넉 달 연속으로 ‘물가 상승률 1위 도시’라는 불명예스러운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결코 허투루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이번 물가 폭등의 중심에는 석유류 제품의 급등(+26.7%)이 자리하고 있다. 지출목적별 분류에서도 교통 부문이 무려 10.7%나 껑충 뛰었다. 석유화학 및 자동차 등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가진 울산의 특성상,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 유가 변동성과 공급망 충격이 지역 물가에 얼마나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재확인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서민들의 일상과 직결된 ‘바닥 물가’의 전방위적 고공행진이다. 밥상에 오르는 쌀, 한우, 수입 소고기가 일제히 9.7%씩 올라 축산물(+6.3%)과 수산물(+4.2%) 모두 가파른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고정비인 월세 2.5%, 아파트 관리비도 1.9% 상승하며 주거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중학생 학원비(5.1%)와 운동학원비(7.3%) 등 교육비 지출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얇아진 지갑 탓에 늘어나는 서민들의 시름을 달래줄 소주·맥주값은 물론이고, 간병도우미료(4.4%), 진료비(2.0%), 장례비(8.4%)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삶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비용이 치솟고 있다.
물가 상승은 실질 소득의 감소로 이어져 소비를 위축시키고, 이는 다시 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특히 물가 상승의 고통이 소득이 낮은 취약계층과 영세 서민에게 훨씬 더 가혹하게 작용한다. 울산시를 비롯한 행정 당국이 민생 안정 대책을 한층 더 촘촘하고 선제적으로 취해야 하는 이유다.
물론 국제 유가나 거시 경제적 요인의 물가 상승을 지방자치단체의 힘만으로 완벽히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국 특·광역시 중 물가 상승률 1위’라는 지표가 지속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물가 당국은 공공요금의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 및 교육비 직접 지원 등 실효성 있는 로컬 민생 대책을 시급히 전개하는 등 총력 대응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