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립미술관 제1전시실은 말 그대로 ‘진짜 같은 가짜’들로 가득했다.
지난 2일 개막한 현대미술 특별전 ‘2026 국제 극사실주의(하이퍼-리얼리즘) 가장 완벽한 환영’ 현장에서는 관람객들이 작품 가까이 다가갔다가 다시 한 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실제 사물인지 조각인지 확인하려는 듯 작품 앞에 오래 머무는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오는 10월 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국과 미국, 호주,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등 세계 각국 작가 13인의 작품 100점을 선보인다. 회화 90점, 조각 9점, 초대형 조각 1점으로 구성됐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일본 출신 작가 카즈 히로의 살바도르 달리 재현 조각이 먼저 시선을 붙잡았다. 피부결과 눈빛, 머리카락까지 정교하게 구현된 조각은 실제 인물을 마주한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로비에 설치된 세계적인 극사실주의 작가 샘 징크스의 ‘Iris – The Messenger’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금빛 날개를 단 인물이 검은 거울 같은 수면 앞에 몸을 낮추고 물을 뜨는 모습은 신화 속 장면이 현실로 옮겨온 듯했다. 제1전시실 안에 놓인 노인과 아기 형상의 작품은 실제보다 작은 크기로 제작됐지만, 오히려 생의 시작과 끝, 인간의 연약한 감정을 더 선명하게 전했다.
특히 동물의 얼굴과 사람의 몸을 한 반인반수 작품은 전라의 인간 신체를 너무 정교하게 표현해 따로 가림막을 쳐서 전시했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도 발걸음을 붙잡았다. 김영성 작가의 숟가락 위 청개구리와 물속 금붕어는 정교한 묘사 너머 생명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황혜진 ㈜우인 대표는 “청개구리를 단순히 귀엽고 잘 그렸다고 보기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존재처럼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구자승 작가는 “하이퍼리얼리즘 작가들의 작업은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며, 그 귀한 싸움의 결과가 바로 작품”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극사실주의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전시 기간 매주 수·금·토요일 오후 8시까지 야간 연장 운영한다. 관람료는 성인 1만5천원, 청소년 1만2천원, 48개월~미취학 아동 1만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