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만 건이 넘는 주취 신고에도 울산 주취자응급의료센터의 수용 한계가 이어지면서 치안 공백 해소를 위한 ‘주취자 해소센터’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울산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연간 1만 건이 넘는 주취 신고에도 울산 주취자응급의료센터의 수용 한계가 이어지면서 치안 공백 해소를 위한 ‘주취자 해소센터’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울산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올해로 개소 11주년을 맞은 울산 주취자응급의료센터가 한계에 직면했다. 지역 내 연간 1만건의 주취 관련 신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현 센터의 구조적 제약으로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면서 현장의 치안 공백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제는 지자체가 직접 나서 ‘주취자 해소센터’로의 전면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울산 중앙병원 응급실 내에 마련된 주취자응급의료센터는 3개 병상 규모로, 경찰관 1명이 24시간 상주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호 인원은 개소 첫해인 2015년 262명에서 출발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1,000명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1,573명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다.

현 센터의 규모로는 이처럼 밀려드는 주취자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지역 내 주취자를 수습하기도 벅찬 상황에서 양산, 경주 등 인근 타도시 병원들이 음주 환자의 진료를 거부하고 울산으로 인계하는 사례까지 빈번해지며 과부하를 부채질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다른 응급환자와 의료진에게 돌아갔다.

만취자들의 과격한 행동과 고성방가가 다른 환자들의 치료를 방해하는 데다, 일반인보다 진료 시간이 길고 최소 2인 이상의 간호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탓에 의료진의 업무 피로도도 극에 달했다.

결국 수용 문턱을 높이면서 주취자 중에서도 당장 치료가 시급한 응급환자만 받기 시작했고, 지난해 센터 보호 인원은 202명 수준으로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문제는 의학적 처치가 필요 없는 단순 주취자의 ‘치안 공백’이다.

현재 울산 내 주취자 관련 신고는 △2019년 9,700건 △2020년 9,014건 △2021년 6,457건 △2022년 9,004건 △2023년 1만 387건 △2024년 1만 9건 △2025년 1만 657건으로 매년 1만건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술 취한 사람까지 공공이 관리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만취자가 길거리에 무방비로 방치될 경우 시민을 향한 주취 폭력 등 또 다른 범죄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게다가 현장 경찰관들이 주취자 한명을 처리하느라 길거리에서 수 시간 동안 발이 묶이게 되면 정작 강력 범죄나 긴급 구조가 필요한 다른 시민들의 신고에 대응이 늦어지는 치명적인 치안 마비로 이어진다.

결국 주취자를 그대로 둘 경우 무고한 일반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매년 쏟아지는 주취자를 인계해 격리하고 보호할 ‘대안’은 울산에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를 ‘주취자 해소센터’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부산 등 타지자체에서는 지자체와 경찰이 손잡고 단순 주취자를 전담하는 주취해소센터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단순 주취자를 안전하게 격리·보호하고 술이 깨면 복지 서비스나 알코올 치료 상담으로 연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현재의 응급의료센터와는 운영 구조가 아예 다르다.

울산경찰청도 지난해부터 주취자 해소센터로의 전환을 추진해 왔다.

현재 건립 중인 울산산재전문공공병원 내에 센터 개소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병원 공간이 협소해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으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결국 건립 논의는 다시 첫 단추부터 꿰어야 하는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주취자 보호는 경찰의 치안 영역을 넘어 시민 안전과 직결된 지역사회 공동의 과제”라며 “‘주취자 해소센터’를 통해 빈틈없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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