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정당한 성과보상’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울산매일 포토뱅크
현대자동차 노조가 ‘정당한 성과보상’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울산매일 포토뱅크
현대차 노조가 결국 2년 연속 부분파업에 들어가면서 파업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감대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임금과 성과보상을 둘러싼 노사의 충돌은 교섭장 안에서 벌어지지만, 생산 차질과 경제적 부담은 고스란히 울산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구조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노조)의 부분파업 첫날인 13일 오후 찾은 울산공장 인근 상권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인근 카페 직원 A씨는 “평소 이 일대 카페들은 현대차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대에 맞춰 운영하다 보니 오후 5시~6시면 문을 닫는 곳이 많다”며 “오늘처럼 파업으로 시간이 붕 뜨면 손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회사와의 임금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날부터 15일까지 사흘간 하루 2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첫날인 13일에는 오후 3시30분까지 근무하는 오전조가 오후 1시30분까지 2시간 단축 근무했고, 오후조 역시 기존보다 2시간 이른 오후 10시10분께 퇴근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파업 참여 조합원은 약 2만명 규모다. 울산공장뿐 아니라 전주·아산공장에서도 2시간씩 부분파업이 진행되면서 일부 생산라인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시간당 187억원 이상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하반기 출시 예정인 GV80 하이브리드 등 주요 신차 생산 일정에도 일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차 파업에 지역사회가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한 기업의 생산 차질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역 최대 사업장이자 수많은 부품사와 물류·운송업체가 연결된 울산 제조업 생태계의 중심이다. 완성차 생산 감소는 협력업체의 생산 계획과 물류 물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근로자들의 잔업·특근 감소는 지역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노사 갈등의 핵심은 임금 인상 폭보다 ‘성과보상’을 둘러싼 인식 차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에서 성과급 규모가 논란이 된 이후 기업 실적에 따른 보상 체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현대차 노조 역시 ‘정당한 성과보상’을 주요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회사는 성과급 350%와 1,000만원 지급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거부했다. 결국 노사는 성과 배분 기준과 ‘정년연장’ 등과 같은 고용안정의 주요 쟁점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고, 15차 교섭을 끝으로 파업으로 이어졌다.

다만 이번 교섭 과정에서 공장 AI화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노사는 생산직 임금체계를 약 60년간 이어온 기존 시급제에서 완전 월급제로 전환하도록 논의하기로 했다. 로봇이 도입되면 근로시간이 줄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쟁점이다. 이는 AI와 자동화 확산으로 제조업 일자리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노사 공동 TF(태스크포스) 구성을 통해 고용안정을 논의하는 협력 사례라는 평가다.

파업과 별개로 노사의 물밑 협의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노사 협의가 평행선을 달림에 따라 노조가 오는 16일 3차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추가 파업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두고 반복되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지역경제 부담을 고려할 때 지역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해법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한 제조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교섭 과정에서 갈등을 겪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파업으로 생산 차질과 지역사회 부담이 이어지는 구조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울산을 대표하는 기업인 만큼 노사 모두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책임 있는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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