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의 요양병원에서 환자가 무더기로 전원하는 사태가 잇따라 발생해 현장 조사에 착수한 울산 남구보건소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지역의 요양병원에서 환자가 무더기로 전원하는 사태가 잇따라 발생해 현장 조사에 착수한 울산 남구보건소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지역 요양병원들이 경영난과 내부 사정 등으로 의료진이 이탈하거나 문을 닫아 수백여명에 달하는 환자가 무더기로 전원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고령화로 노인 의료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만성적인 저수가 구조와 엄격한 규제 등 경영 환경 악화로 지역 요양병원 생태계가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병상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1일 울산시와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남구의 A요양병원이 내부 사정으로 이달 폐원을 결정하면서 입원 중이던 140여명의 환자가 타 병원으로 순차적 전원 조치되고 있다.

현재 100명가량이 이동을 마쳤으며, 남은 40여명의 환자도 8월 초까지 모두 전원 될 예정이다.

A요양병원 관계자는 “폐원이 결정되고부터 입원 중인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타 병원으로 전원 될 수 있도록 안내를 도와드리고 있다”라며 “최대한 환자들이 원하는 병원으로 갈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전원 기간은 8월 초까지로 넉넉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달 초에는 남구 B요양병원에서 경영난에 따른 임금 체불로 간호인력이 집단 퇴사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체 간호인력 40여명 중 30여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며 환자 6명당 의료인력 1명을 배치해야 하는 법정 인력 기준을 채우지 못하자, 이 병원은 고위험 환자 등을 포함해 70여 명의 환자를 타 요양병원으로 차례로 보내야 했다.

이처럼 지역 내 대규모 환자 전원 사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요양병원 병상 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가운데, 보건당국은 지역 내 병상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남구보건소 관계자는 “전원 조치 중인 각 병원 상황을 매일 확인하고, 의료인 수 대비 환자 수를 맞추는 등 관리·감독 중이다”라며 “최근 전원이 많이 이뤄지긴 했지만, 지역 내 전체 요양병원의 병상은 여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울산지역 요양병원은 총 36곳으로 병상수는 6,324개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 중 실제 입원 중인 환자는 6,000명 안팎으로 추측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울산지역 요양병원 입원 환자는 총 6,045명으로 파악되는데, 기간 내 심사 완료된 건강보험 명세서 기준으로 산출돼 반복 입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입원 환자 수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의료계 또한 지역 전체 요양병원 병상 중 약 10%가량은 아직 여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요양병원 경영악화 등에 따른 요양병원 감소로 전체 병상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울산지역 요양병원은 지난 2018년 44개소에서 2026년 현재 35~36개소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전국적으로도 2021년 1,464개였던 요양병원은 올해 1,299개까지 급감한 상태다.

의료현장에서는 정부의 어긋난 요양병원 의료정책을 지적한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울산지역 관계자는 “물가와 인건비는 매년 오르는데 수가는 15년째 1%대 인상률에 머물고 있어서 말 그대로 쥐어짜며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증제와 적정성 평가 등 병원 간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는 평가 기준을 맞추기 위해 시설 조성과 인력이 투입되는데, 의료 질을 높이는 취지지만, 정작 병원에서는 서류와 잡일에 매달리느라 환자 돌볼 여력이 바닥이다”라고 말했다.

수년 내로 요양병원 병상 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이대로 수가 체계와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한계에 달하는 요양병원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노인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데 병원은 줄어든다면 중증 노인환자들은 결국 갈 곳을 잃고 엄청난 의료 공백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울산지역의 65세 이상 인구는 2017년 11만6,633명에서 지난해 19만9,242명까지 늘어났으며, 올해는 2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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