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찾은 울산 중구 반구동 452-1 일원은 삼각형 모양의 토지구획 양옆으로 노점상가들이 빼곡히 이어져 있었다. 컨테이너 형태로 이 노점상가는 30개 달하지만, 정작 문을 연 곳은 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가게는 문이 굳게 닫혀 있거나, 아예 짐을 뺀 듯 내부가 텅 비어 있었다.
노점상들은 그동안 중구청으로부터 도로점용허가를 받아 장사를 이어나가고 있었는데, 구청이 반구1동 행정복지센터 건립을 위해 올해 도로점용허가 연장이 없다고 못 박은데 이어, 자진 철거까지 요구하자 상인들이 대부분 빠져나간 탓이다.
이에 노점상인 20여명은 최근 ‘반구동 골목상권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이날 오전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울산시청 앞에서 진행했다.
상인들은 자신들이 행정의 요구에 의해 현재 위치로 옮겨온 과거 전력이 있었던 만큼 일방적인 철거는 받아들이기 어렵단 입장이다.
대책위에 따르면 노점상들은 2000년대 반구동 448-3 일원(현 신동아 파밀리에 아파트 부지)에서 시작됐다. 지난 2011년 본래 장사하던 곳에 아파트 건설사업이 추진되자 중구와 협의를 거쳐 현재 위치로 집단 이전했다. 당시 상인들은 이동식 컨테이너와 기반시설 설치 등에 개인당 약 2,000만원을 투자했고, 이후 10년 넘게 도로점용료를 매년 15만~17만원 가까이 납부하며 영업을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24년째 노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승연(68) 씨는 “2022년에 한창 노점상 철거 얘기가 나올 때 김영길 구청장이 주민설명회에서 직접 보상을 해주겠다고 해서 기대를 했다”라며 “그런데 최근 다시 구청장을 만나 보니 법을 잘 몰랐다며, 말실수였다며 없던 말로 해달라고 하더라. 이제 와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철거만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반면 중구는 상인들이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계약서나 협약서, 회의록 등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만큼 보상이나 이전 지원을 검토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중구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행정복지센터 건립이 예정된 공공사업 부지인 만큼 진입도로 확보와 도로 확장이 필요한 만큼 더 이상 점용허가를 연장하기 어렵다”라며 “오는 9월 상수도와 전주 이설공사를 시작으로 12월 행정복지센터 본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전까지 자진 철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제 철거 등 행정대집행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