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집행부와 지방의회는 지역 발전과 주민 복리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수레의 두 바퀴다. 서로 견제하고 감시하되, 대화와 소통을 통해 지역 현안을 풀어나가는 ‘협치’가 지방자치의 본질이다.

그러나 최근 김상욱 시장과 울산시의회가 보여주는 행태는 협치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인격 존중과 절차적 정당성조차 저버린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사상 첫 ‘여소야대’라는 정치적 지형 속에서 타협의 지혜를 발휘하기는 보다는 자극적인 언어와 신경전으로 주도권 잡기에 나서는 모습에 시민들의 우려와 실망은 깊어만 가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첫 상견례 자리에서부터 노골화됐다. 시의회 의장단이 시장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온 ‘관종’이라는 표현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집행부 수장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린 경솔한 발언이었다. 설사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비난 받을 만한 내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를 듣고 해석하는 하는 이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이에 대응하는 김 시장의 태도 역시 문제가 있다. 정식으로 조율된 의장단의 공식 방문을 ‘시장실 난입’으로 포장하고, 영화 대사를 합성해 대의기관인 의회를 희화화·조롱하는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린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마땅히 정제되어야 했다.

어제 시의회가 지적한 ‘시간선택제 임기제 전문 인력 배치’와 관련한 김 시장의 SNS발언도 좀 더 조심했어야 했다. 김 시장이 의회의 전문인력 증원 요청을 두고 “제 밥그릇 챙기기”라며 시의회를 공격했지만, 울산시의회의 의원 1인당 직원 수가 타 광역시 대비 적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과한 표현이라 여겨질 수도 있다.

지금 울산은 산적한 현안 해결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시와 의회의 긴밀한 협력이 절박한 시기다. 감정 섞인 막말과 조롱에 가까운 글과 열상으로 상대를 자극해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이득은 없다. 피해는 오롯이 110만 울산 시민의 몫으로 돌아갈 뿐이다.

당장 소모적인 감정 싸움을 중단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장의 SNS을 통한 시민과의 소통 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길 바란다. 시의회 역시 감정적 비난을 자제하고 건설적인 비판과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모두 조속히 냉정을 되찾고 상호 존중에 기반한 협치의 틀을 복원하길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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