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기상청과 울산기상대 등에 따르면 울산에 비가 내리지 않은 직접적인 원인은 정체전선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이례적인 위치였다.
지난달 울산에 내린 비는 28.0㎜로 울산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32년 이후 7월 강수량 가운데 가장 적었는데, 이는 정체전선이 통상적인 이동 경로를 밟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장마철 정체전선은 제주와 남부지방에서 시작해 중부지방으로 서서히 북상하며 비를 뿌린다. 그러나 올해 7월 초 제9호 태풍 ‘바비’가 중국 상하이 부근으로 북상하면서 남쪽에 있던 북태평양고기압이 빠르게 북쪽으로 확장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은 지난달 10일께 북한 지역까지 세력을 넓혀 한반도 대부분을 덮었다. 이 과정에서 정체전선은 남부지방에서 중부지방으로 차례로 이동하지 않고 곧바로 중부지방과 북한 부근에 자리했다.
장마전선이 울산을 지나며 북상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울산을 건너뛰었고, 중순에도 비구름은 남부까지 내려오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달 15일을 전후해 캄차카반도 부근에 강한 기압능이 발달하면서 북쪽에 있던 상층의 찬 기압골이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의 찬 공기 사이에서 정체전선이 만들어졌지만, 비구름대는 남북으로 폭이 좁은 띠 형태로 주로 중부지방에 형성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충청권에는 호우가 반복된 반면, 울산과 경남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에서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졌다.
고기압 안에서는 상공의 공기가 아래로 내려오는 하강기류가 나타난다. 내려오는 공기는 압축되면서 따뜻해지고 구름 발달도 억제된다. 울산 상공에 북태평양고기압이 장기간 자리하면서 비구름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조건이 계속된 것이다.
이처럼 울산에 비가 오지 않은 원인이 기압 배치에 있었다면, 지난달 하순 울산의 폭염이 유독 강해진 데에는 지역 지형도 영향을 줬다. 지난달 31일 울산의 낮 최고기온은 38.0℃까지 치솟았는데, 7월 기온으로는 1994년 7월 14일 기록한 38.2℃에 이어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영남알프스를 비롯한 해발 1,000m 안팎의 산지를 넘어온 서풍은 울산에 비가 오지 않게 만든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이미 맑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온을 더욱 높이고 습도를 떨어뜨리고 폭염을 강화한 요인이었다.
지난달 하순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남동쪽부터 확장하면서 경상지역의 기온이 빠르게 올랐다. 당시 고기압성 순환의 중심이 우리나라 남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서풍 계열의 바람이 평년보다 강해졌다.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산지를 넘어 영남 동부지역으로 내려오면서 공기가 압축돼 기온이 오르고 상대습도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공기가 산의 바람받이 사면을 따라 올라가면 팽창하면서 기온이 낮아지고, 반대편 사면으로 내려올 때는 압축되면서 기온이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상대습도도 낮아진다. 푄현상으로 불리는 구조다. 지난달 16일에는 일평균 상대습도가 50%까지 떨어져 울산의 7월 하루 평균습도로는 역대 가장 낮았다.
문제는 당분간 울산에 많은 비가 내릴 거란 소식은 없다는 점이다.
울산에는 오는 9일 새벽부터 밤사이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지만 가뭄을 해소할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란 예상이다. 극심한 가뭄의 현 상태에서 댐과 저수지의 저수량을 회복하려면 상당량의 비가 내려야 한다.
16일까지도 울산에는 뚜렷한 추가 강수 예보가 없고, 잇따라 발생한 제13호 태풍 ‘돌핀’부터 14호 ‘구지라’, 15호 ‘찬홈’까지도 우리나라를 비켜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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